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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벡두산 기행(2018)

백두산 서파에서 어두워질 때까지 꽃밭에서 (6/16)

by 까탈스러운 장미 2018. 8. 8.







간단히 간식을 먹고

우리는 살며시 밖으로 나와서 꽃밭을 누볐습니다.


이 아이는 두메황새풀입니다.

선봉령이나 황송포 습지에서 만난 아이들은 황새풀이거나 애기황새풀이었고요.












저는 이 아이의 이름을 몰라 사진을 찍어서 들고 갔습니다.

두메자운이 바로 이 아이더군요.












그러고 보니 애기자운이랑 많이 닮았습니다.













안개가 많이 끼기 시작하고

어두워지기 시작해서

감도가 자꾸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담자리꽃나무가 멀리 가지 못한 길을 바라보며 일몰을 맞고 있었습니다.










두메자운은 조금 늦은 감이 있더군요.

흰 것도 봤는데 시들어서 영~~~












이 아이들은 이 높은 산에서

내려가지도 못하고

그저 밑으로 난 길을 바라만 볼 뿐...











말없이 바라만 본다는 것은

참으로 깊은 가슴앓이지요.










Twilight이라고 하지요?

어스름 땅거미가 지고

개인지 늑대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시간, 개늑시...



마음이 쓸쓸해지는 시간.










추운 밤을 맞이할 이 아이들이 걱정스러워지는 시간.













어떻게 이 여린 잎들이

우리는 패딩을 입어도 추운 이 추위를 견뎌내는지...











     




내가 지금 백두산에 와 있다는 사실이

이제야 비로소 실감이 나는 시간.













여기는 나무들이 다 이렇게 작아요.

왠지는 아시죠?

추위와 비바람에 견디기 좋게.



이 아이도 이렇게 작아도 나무에요. 들쭉나무












드디어...

가솔송을 만났습니다.


아, 이렇게 생겼구나.

처음 만나자마자 속을 다 보여주더군요.

입을 쭉 내밀고 .ㅎㅎㅎ















이렇게 작지만 얘도 나무입니다.










안개가 잠시 걷히면서

흰구름 동동의 하늘이 나타났어요.


제가 놓쳤겠습니까? ㅎㅎㅎ














저는 이 아이도 몰라서 사진을 찍어 들고 갔습니다.

이렇게 생긴 아이가 저기 있는데요.



금매화라네요.













너무 많아서

멀리서 군락만 찍다가

가까이 들여다 봤습니다.


역시 예쁘더군요.











노랑만병초는 가솔송의 뒷배경이 되어주고











이렇게 흐드러지게 깔려있는 노랑만병초가

우리나라에는 얼마나 귀한 꽃나무인지 모릅니다.














홍월귤을 열심히 찾았지만

하나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약간 화각은 답답했지만

그래도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만약을 위해 폰으로도 찍어 왔는데

역시나 화질이 못 따라줘서 별로 올리고 싶지 않네요. ㅎ














요즘 나오는 휴대폰은 화소수도 높고

카메라가 듀얼 카메라라 아웃포커싱도 잘 되고

광각과 망원을 다 쓸 수 있다는데



아들아

뭐 사 달라는 소리는 아니고

네가 네 아들 그 폰으로 찍은 사진이 너무 좋아서 엄마 배경화면으로 쓰고 있다.

엄마 폰은 그렇게 안 나와서 손자 사진도 못 찍겠다, 뭐 이렇게 문자라도 날릴까요? ㅎㅎㅎㅎㅎㅎㅎ














숙은꽃장포인데

정말 이 아이는 바위에만 살더군요.



찍으면서 꽃이 안 피어 아쉬워했는데

이제 보니 한 개는 피었네요.














어~~ 이 아이 광각으로 찍은 거 있었는데...

잠깐만요, 한 번 찾아보고요.




폰으로 찍었네요.








해질녘이라 색깔도 누렇게 나왔네요.

이러니 휴대폰 사진은 잘 안 씁니다. ㅎ











분취 종류인 것 같은데 아직 봉오리입니다.











여기서 화각이 좀 더 넓었으면 훨씬 시원한 그림이 됐을 겁니다.





정말 오지게 단단히 경험했습니다.

중요한 출사를 갈 때는

렌즈를 여유있게 가지고 가라.













구름국화는 영 구도를 못 잡겠더군요.

안개가 점점 짙어지는 것이 보이지요?















저는 이 가솔송 무리를 만났을 때가 제일 기뻤습니다.

물론 제가 발견한 것은 아닙니다. ㅎㅎㅎ













저의 리더가 앞서 가면서 꽃을 찾아 주면

뒤에 몇 몇의 따르는 사람들이 얼른 달려가 찍는 상황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고

저는 가이드와 거의 뒤에 남았습니다.



가이드가 이 아이가 개제비란이라고 찾아주었습니다.













얘야, 조금만 더 힘쓰지 그랬니?

아, 생전 처음보는 개제비란을 이렇게 봉오리 상태를 보다니...














가이드는 이 아이는 가솔송 치고는 동그란 것이 조금 다르다고 찍더라구요.

그래서 아무튼 저도 거름지고 장에 갔습니다.
















이 아이가...

애기기린초라면 얼마나 좋을까...

돌꽃은 아닌데...

애기기린초라면 얼마나 좋을까...















아직 피지 않은 씨범꼬리도 찾아주었습니다.

제가 저의 룸메가 콩버들을 꼭 찾아 찍으라고 했다고 하니까

조금 있다가 찾아주었습니다.











이 아이도 제가 처음 만났습니다.

늘 말로만 듣던 장백제비꽃입니다.


아주 어두워졌는데

어케 핀이 그런 대로 맞았더군요.
















그리고

드디어 콩버들을 캄캄한데 찾아주었습니다.









오리무중...

바로 그 상태였습니다.




몇 발자국만 떨어졌어도 저는 사방을 구분 못하고

백두의 미아가 됐을 겁니다.




이렇게 헤매고 들어갔는데

산장에서는 밥을 안 해 준다고 해서 컵라면으로 저녁을 때웠다는 슬픈 이야기...




하지만

그것이 왜 그리도 재미있는 추억으로 생각이 되는지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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