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탈스러운 장미 2017. 11. 20. 23:08









우리 반에는, 우리 반이라고 하기엔 제가 아직 좀 낯설지만,

늘 지각하는 녀석이 있습니다.

1교시나 2교시 끝나야 오는...




해도 너무 했지요?

그것도 거의 매일을 그런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교무실로 상담하러 오라고 했지요.




이녀석은 늘 귀마개로 얼굴을 거의 반쯤 가리고

항상 웅크리고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었습니다.



저는 종례를 하고 교무실에서 손을 씻고 자리로 오는데

정말 아주 잘 생긴 녀석이 제 자리를 맴돌고 있었습니다.

누구지?

근데요 그녀석이 우리반의 그 지각생이었습니다.





아, 정말....

저 해도 너무 한 거 맞지요?

저는 금방 알아차리고는 상담을 시작했습니다.





이녀석이야 얼마나 자주 똑 같은 소리를 듣고 똑 같은 다짐을 하고

상담을 끝냈겠습니까?

그러니 상투적인 이야기는 아무 효과가 없는 거지요.




흠...

상담 내용은 비밀입니다.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내일 아침에 이녀석이 지각을 할지 안 할지

많이 마음이 설레게 기다려집니다.




이 기다림이 내일은 기쁨으로 다가왔으면 좋겠습니다.

내일이 빨리 오려면 빨리 자야지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