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째 날#8(7월 4일)

빙하와 꽃들과 재미있게 노는데
빗방울이 떨어지더군요.
다시 차로 이동하는데 몇 방울 떨어지던 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처음 키르기스스탄에 왔을 때
꽃이 피지 않은 이 아이를 만났는데
여기서는 꽃이 핀 녀석을 만났습니다.






저는 아직도 이 아이를 제대로 접사한 것이 없습니다.
접사를 했는데 도무지 꽃인지 꽃받침만 남은 것인지 구별할 수 없어서요.
이름은 압니다.
사자의발이라는 별명을 가진 Alchemilla_mollis 입니다.


키르망초 또는 민망초라고 하는 아이 같아요.




산속단 종류와 바위쥐손이 종류들
많은 꽃들이 있었습니다.



언덕을 내려와 길가의 엉겅퀴들을 찍었습니다.


차를 타고 가는데
자꾸만 길가에 찍어 보지 않은 꽃 같은 것이 자꾸 눈앞을 스치는 것입니다.

내려서 보니
우와~~~
좁은잎사위질빵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밥값 했다고 으쓱해서
신나게 찍었습니다.





주변엔 이렇게 처음 보는 꽃들도 있었습니다.
집에 와서 보니
이 아이는 갯개미자리 종류 같아 보였습니다.

고속도로로 접어 들어서 달리는데
또 좁은잎사위질빵 군락이 보이는 겁니다.

키르기스스탄의 고속도로는 거의 중앙선이 없습니다.
최고 속력이 시속 100km가 안 되기 때문에
재주껏 편도 일차선의 도로를 추월해야 합니다.
처음엔 우째 이런 일이...
그랬는데
겪어 보니 거의 사고날 위험이 없는 것이 서로 양보해주고
당연히 그렇게 추월하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이런 사소한 것에서도
키르기스스탄 사람들의 심성과 유연성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저것이 모두 좁은잎사위질빵입니다.
저는 이곳을 기억하려고 좌표를 찍고 난리를 쳤지요.



이 아이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아이였는데
이름은 모릅니다.
고속도로를 달려오면서
어, 좁은잎사위질빵이다,
어, 또...
아, 또 있네...
뭐여, 완전히 잡풀 수준이네.
그후로 좁은잎사위질빵이라고 말하면 벌금 받기로 했습니다.
질렸습니다. 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