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꽃

방울새란

까탈스러운 장미 2025. 6. 14. 21:30

 

 

십 년도 더 된 이야기입니다.

어느 무덤에 아주 작은 잎 하나를 봤습니다. 

막 꽃을 찍기 시작한 터라 한 번 봤던 방울새란이지만

그래도 젊었던 시절인지라

그 잎이 방울새란이라는 것을 알아봤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해 가봐도 방울새란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해

딱 한 촉의 방울새란이 아직 꽃잎이 피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다른 꽃 보러 다니느라 잊고 있었지요. 

며칠 전에 이 아이가 생각이 나서

혹시나 하고 그 작은 무덤으로 갔습니다. 

 

아~~~

꽃을 보고 눈물이 나려고 했던 적은 처음입니다. 

나는 잊고 있었는데

이 아이는 이렇게 많은 가족을 만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

이 아이에게 그랬거든요.

식구 많이 만들어라~~~

 

아마도 이 아이를 아는 사람은 저 뿐일 겁니다. 

그래서

아무도 모르라고 도로 덮고 내려왔습니다. 

 

기약할 수는 없지만

만약 된다면 내년에는 조금 일찍 만나러 가야겠습니다. 

아주 예쁠 때 봐 주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