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왔을 때보다 구름이 좋았습니다.
군란도 더 많이 피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워낙 군락이라 몇 송이 더 핀 것은 표도 나지 않겠지만요.
그런데 다시 온 보람이 있었습니다.
세상에 닻꽃이 거기 있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닻꽃만 생각하고
이게 닻꽃이 맞을까 했는데
자세히 보니 정말 닻꽃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닻꽃은 참닻꽃이라고 하더군요.
종이 다른 거지요.
이 아이들은 한 뼘 정도 되려나?
그런데 꽃은 정말 작은 닻꽃이었습니다.
큰산좁쌀풀도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모처에 큰산좁쌀풀이 있는데
그 아이들은 털이 없어서 맞다, 틀리다 말이 많지만
DNA검사까지 마친 아이들이라 그 아이들도 큰산좁쌀풀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 아이들은 털까지 있으니 틀림없는 큰산좁쌀풀입니다.
우리나라의 아이들은 아마도 더운 지방으로 와서
털옷을 벗어 던져 버린 것 같습니다.
아직은 이른 시기라 몇 개체 없었지만
제 철이 되면 아마도 쫙 깔릴 것 같습니다.
여기 있는 닻꽃 중에는 제일 키가 큰 아이가 아닐까...
군란이 흰구름 동동 하늘에
쭈뼛 올려다 보고 있었습니다.
구슬붕이도 있었습니다.
벌써 씨를 맺은 아이들이 더 많았습니다.
저는 씨를 맺은 저 아이들을 몽골에서 처음 만났는데
정말 신기한 꽃이 있다고 했다가
꿀밤 한 대 맞았습니다. ㅎㅎㅎ
이건 뭘 찍었나 저도 몰라서 자세히 봤더니
대성쓴풀을 하늘 배경으로 찍는다고 낑낑거렸던 생각이 났습니다. ㅎㅎㅎㅎㅎㅎ
그리고는 이렇게 아무튼 성공은 했습니다.
멋지지는 않지만요.
이 아이들은 여뀌 종류거나 명아주 종류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김없이 나도씨눈란도 있었습니다.
일행은 차로 가는데
저는 닻꽃을 제대로 못 찍은 것 같아
몇 장만 찍고 가겠다고 뒤에 쳐졌는데
에유, 마음이 급해서
더 제대로 찍지 못하고
차로 달려갔습니다. ㅎ
그리고 이제 언제 또 보겠나 싶어
뒤돌아 마지막 한 컷을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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