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시간에 걸쳐 선봉령 습지에 도착했습니다.
이 사진을 정리해 올릴 때까지 그렇게나 긴 시간 걸었는 줄 몰랐습니다. ㅎㅎㅎ
처음 보는 것은 무조건 찍으라 했기에
저는 이 아이부터 찍었습니다.
난장이버들이라는군요.
정말로 여기밖에 없는 아이라더군요.
그리고 또 처음 보는 아이...
너는 누구냐?
오늘의 주인공은 장지석남인데
저는 그냥 이 난장이버들하고 노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일단은 안심할 정도로 찍어놓고
장지석남에게로 눈이 갔습니다.
에구구...
아직 덜 피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소수의 정원으로
긴 여정을 잡은 것은 바로 이런 경우에 대비해서지요.
다시 오면 되거든요.
그래도 일찍 피어 있는 몇 송이를 찾아 찍었습니다.
참으로 끝없이 펼쳐진 습지였습니다.
태양이 빛갈라짐 놀이 하기 알맞은 위치에 왔더군요.
저는 이 빛갈라짐이 왜 그리 싫증도 안 나는지...ㅎㅎㅎ
개들쭉나무도 역광에서는 그럴듯하게 보였습니다.
이렇게 광각으로 놀기를 잘 했지요.
사람 일은 알 수가 없지요.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그 어떤 일이 나에게 일어날 줄이야...
아무튼 이 아이도 처음 보는 아이고 이름도 몰라서 그냥 찍어 놨습니다.
이 습지에 장지석남이 빨갛게 깔린다더군요.
월귤이랑.
밑에 빨갛게 깔려있는 것이 월귤이라 했습니다.
시기가 빠를 때 가면 아주 싱싱한 아이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지요.
개체수는 적지만.
그 작게 벌어진 구멍으로 겨우겨우 암술을 찾아 찍었습니다.
습지라 하기엔 사막 같은 습지였습니다.
비가 너무 안 온 탓이겠지요.
그래서 우리는 비를 간절히 원하기로 했습니다.
단, 밤에 마구 쏟아지고 낮에는 쨍하고...
그래서
저는 정말 간절히 원했습니다.
또 비가 와야 홍산무엽란, 이것은 이명입니다. 정명은 새둥지란이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얘들도 올라오고 무엽란들이 올라올 테니까요.
마지막으로 난장이버들을 찍고
세잎솜대가 올라왔나 주위를 돌아보고 습지를 나왔습니다.
동의나물 군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는데
저는 사실 별 관심이 없었고 왜 산작약이 안 보이나 그것만 마음에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금이 철인데 못 보고 여기서 많이 보리라 생각했었는데...
올라오면서 자주애기괭이밥을 분명히 봤는데
내려오면서는 안 보였습니다.
벌써 꽃잎을 닫았는지...
아주 키가 큰 현호색을 발견했는데
걍 현호색이겠지요?
와아~~~
왜지치만 있어도 좋았는데
나비까지....
아마도 숲개별꽃일 거예요.
그리고
이 아이...
찍을 때는 외대바람꽃인 줄 알았지요.
와서 바람꽃 종류를 검색하니 바이칼바람꽃이라는 게 있더라구요.
보니까 딱 이 시기에 피는데 못 찍어 온 겁니다.
존재를 몰랐으니...
아, 그런데 이 아이를 자세히 보니
외대바람꽃이 아니고 바이칼바람꽃인 거예요.
제가 얼마나 흥분하고 좋아했을지
저를 아시는 분은 눈에 선하실 겁니다.
맞아요, 그랬어요.
혼자 난리였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정말 이 아이들은 별 같지요?
동의나물이 어째 좀 상태가 괜찮은 녀석들이 있더군요.
저는 일행과 한참을 떨어져서 이렇게 나비와 놀았습니다.
이제 내려가는 길은 아니까요. ㅎㅎㅎ
이 아이는 잎이 깊게 파인 것으로 봐서 외대바람꽃 같기도 하고
꽃은 들바람꽃과 많이 닮았고...
한참 뒤떨어져 가고 있었는데
우리의 일행들이 전부 엎어져 있는 겁니다.
뭔 일인가 했더니
빛이 잘 든 왕죽대아재비를 찍고 있었습니다.
이 작은 꽃이 왜 그리 핀이 잘 맞는지...
멀리서도 찍고
뒷태도 찍고
그림자도 찍고...
앞으로도 제 기행지에는 왕죽대아재비가 있는 곳에서는
빠짐없이 찍었기 때문에
지겨워도 각오하고 보시기 바랍니다. ㅎㅎㅎ
올라갈 때 3시간 걸렸으니
내려올 때는 조금 빨라야겠지요?
2시간 30분이 넘게 걸렸습니다. 흠....
이렇게나 많이 걸었다니
알았더라면 주저앉았을 텐데...
이것으로 오늘 일정이 끝났냐고요?
그럴 리가요.
우리는 건너편으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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