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호작약이 있다는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길은 비포장 도로이고 먼 길이었지요.
그런데
그 비포장 도로가에 날개하늘나리가 먼지를 뒤집어 쓰고 피어있는 겁니다.
세상에 우째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서는 울타리를 하고 CCTV를 설치해서 보호하고 있는데 말이지요.
그것도 몇 군데 안 되는 아주 보기 힘든 아인데요...
우리는 찾으려는 호작약이 목표니까
환호성만 지르면서 길을 달렸습니다.
그러나...
먼지를 덜 뒤집어 쓰고 피어있는 무더기를 보고는
차를 세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런 아이들을 안 찍고 간다는 것은
국가적 낭비이고 이 아이들에 대한 모독입니다. ㅎㅎㅎ
정말 날개하늘나리가 맞나
눈을 의심했을 정도니까요.
저 멀리 오른편으로 하얗게 비포장 도로가 보이시나요?
맞지요?
우리는 실컷 찍고 호작약을 찾으러 목적지에 갔습니다.
목적지에 들어서는 길목에도 이렇게 날개하늘나리가 활짝 피어있었습니다.
이 두녀석의 색깔이 약간 다르지요?
비교버전으로 좋았습니다.
그리고 밭둑에 올라서는 순간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풍경이...
활짝 핀 날개하늘나리 옆에 피지 않은 봉오리가 보이시나요?
숲속으로 들어가니 얼마나 많은 봉오리들이 아직 입을 꼭 다물고 있는지
우리는 아쉬워, 아쉬워 탄식을 했습니다.
그 한 맺힌 생열귀나무도 이렇게나 멋진 풍경속에
찍을 수 있을 줄이야...
빛 갈라짐 속에
벌까지...
날개하늘나리는 그야말로 날개를 달고
지상에 내려온 천사 같았습니다.
마냥 하늘을 바라보며 그리워 하는...
숲속에서는 노란색 날개하늘나리에 나비 한 마리가 앉아 있는 것도 찍었습니다.
저 나비가 보이실라나?
날개하늘나리의 또 다른 특징인
갈라진 꽃잎...
강한 햇살에
꽃술의 실루엣까지 찍을 수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노랑날개하늘나리로 이름 붙여줘야 하지 않을까요? ㅎㅎㅎ
뒷태를 찍어봤더니
털이 뽀송뽀송했습니다.
우리는 호작약은 까맣게 잊고
아니, 우리가 아니라 저는 ...ㅎㅎㅎ
가만히 생각하니 호작약은?
아무래도 여기가 아닌듯...
호작약을 못 본 아쉬움보다는
이렇게 멋진 풍경 속에 날개하늘나리를 원없이 찍은 것이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우리는 비포장 도로를 돌아나오다가
길가에 차를 세우고
수박을 깨먹었습니다.
비포장 도로를 몇 시간을 달린 피곤함도
우리는 전혀 느끼지도 못했습니다.
가슴이 벅차게 기뻤으니까요. ㅎㅎㅎ
수박을 먹고 주위 숲을 한 바퀴 돌아봤습니다.
늘 그렇듯이.
이 아이가...
좀딸기인가?
아무튼 숲바닥에 쫙 깔렸습니다.
좀양지꽃이랍니다. ㅎㅎ
좀은 맞췄네요.
우리나라에서 흰큰앵초 찍으러 가서
거기서 못 만나고 왔던 검은우산나물을 여기서 만났습니다.
이제 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쥐오줌풀도 숲을 핑크빛으로 물들이고 있었고
잎을 거의 다 떨군 산작약도 만났습니다.
얘야, 너희는 작전을 좀 바꾸면 어떻겠냐?
꽃잎을 떨구어 벌이 들어오게 하지말고
꽃잎을 활짝 열어 주면 어떨까?
산작약은 활짝 꽃잎을 열지 않거든요...ㅎㅎㅎ
이렇게 생각지도 않은 날개하늘나리 군락을 만나고
우리는 내일 다시 내두산으로 가서 못 찾은 호작약을 다시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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