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저녁을 부실하게 먹고
잠자리도 몹시도 불편했지만
그래도 저는 즐거웠습니다.
자리를 펴고 누웠는데
내일 아침으로 배급 받은 제 컵라면 어디 뒀느냐고...
아니, 내일 먹을 유일한 양식인데
제 주변에는 없는 겁니다.
아고~~~ 내일 아침은 굶었다...
그러는데 그 컵라면이 왜 저의 리더의 손에 들려 있는지...
아무튼 별 것을 다 챙겨줘야하는 일행 데리고 다니시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ㅎㅎㅎㅎㅎ
도대체 이게 무슨 사진이냐고요?
천지입니다.
새벽에 1442개의 계단을 밟고 천지로 갔습니다.
저는 어제의 천지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기에
이런 천지를 봐도 그냥 안개속의 새로운 천지를 봐서 좋았습니다.
정말로 어제의 천지 같은 모습은 그리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라는 증거이기도 했고요.
여기 백두산 지킴이 개입니다.
곰 같이 생겼어요.
저는 사실 좀 무서웠는데
무지 순한 녀석이더군요.
저의 새로운 룸메에게 마구 달려들던데
제가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룸메님~~미안....ㅎㅎㅎ
워낙 짙은 안개속이어서
내려오면서 카메라를 꺼내지도 않았습니다.
위에 사진들도 다 폰으로 찍었습니다.
카메라마져 이상이 생기면 정말 절망이지요.
숙소에 돌아오니
일행 중 한 분이 가슴에 나방을 달고 있는 겁니다.
옥색긴꼬리산누에나방이라는 긴 이름의 나방인데
일명 팅커벨 나방이라고도 한다더군요.
피터팬에 나오는 요정 팅커벨 아시죠?
정말 그렇게 생겼네요. ㅎㅎㅎ
나, 참 바보 같은 소리 하고 있군요.
이 아이를 보고 팅커벨을 만들었다는데...ㅎㅎㅎㅎㅎㅎ
죽었는 줄 알았더니
바깥에 내보내주니까 한참 있다 보니까 날아가고 없더군요.
날이 밝자 셔틀 버스가 올 때까지
주변 사진을 찍으러 나갔습니다.
안 나갔으면 큰일 날 뻔 했습니다.
이슬이 얼마나 송알송알 맺혔는지.
저의 새로운 롬메님은
내 안에 너 있다는 제목으로 이 아이들을 올렸더군요.
이제부터 이슬 떨어질까봐
아무 소리 안 하겠습니다. 쭉 끝까지 소리 없이 내려가시면 됩니다. ㅎㅎㅎ
그리고 우리 일행은 셔틀 버스를 타고
내려 가서 금강대협곡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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