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밤
저와 저의 새로운 룸메와 저의 리더는
모종의 작당을 했습니다.
모든 직원들이 퇴근하고 난 뒤
셋이 모여서 은하수를 찍기로...
우리는 어두워질 때까지 하늘을 쳐다 보며 일희일비했습니다.
구름이 몰려오면 가슴이 철렁.
구름 사이로 별이 보이면 가슴이 콩닥
짙게 어둠이 깔리고
하늘에 별이 총총 모습을 나타낼 때
우리 셋은 이렇게 머리를 썼습니다.
삼각대를 가지고 온 저의 룸메가 카메라랑 갖고 가고
우리는 CF카드만 달랑 들고 가기로...
뭔가 석연찮은 느낌이 들지 않으세요?
아무튼 그 예감은 맞아떨어졌습니다.
제가 은하수를 한 번도 찍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두 분은 저를 먼저 찍게 해주셨습니다.
저는 많은 별이 있는 곳을 한 컷 찍고
북두칠성을 꼭 찍고 싶다고 그쪽을 향해서 한 컷을 찍었습니다.
저 멀리 비행기 한 대가
빛을 반짝이며 오는 바람에 궤적이 다 나타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 컷 더 찍으려고 셔터를 누르는데 반응이 없는 겁니다.
헐~~~
고장냈어요?
아니...
밧데리가 다 나갔어.
허무...
황당...
저는 저만 찍은 것이 미안해서 어쩔 줄을 몰라하는데
오히려 두 분은 아주 덤덤하더이다.
많이 찍어 봤다고...
그래서 백두에서 찍은 별 사진이 이렇게 저에게만 있습니다.
마지막 비행기 궤적이 나오는 사진은 걍 회오리로 돌려버렸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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