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 동창생들과 만났어요.
내과의사, 치과의사.
그러니 낮에 시간을 잘 못 내지요.
가끔씩
밤에 불러내면
속닥하게 몇몇이 저녁먹고 커피 마시러가요.
오늘은
저녁을 먹고
빙수 맛있게 하는 집에 간데요.
근데
며칠 전부터 배가 살살 아프고 있는 중이라
잠시의 망설임은 있었어요.
하지만
기왕에 부실 한 거
좋아하는 빙수 먹고 며칠 더 고생하지 뭐 그러면서 먹는데 덤볐어요.
와~~
빙수에 커피를 뿌리고 티라무스 케잌을 얹어 주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근데
다른 친구들은 몇 숟가락 떠먹고 한참을 쉬더구만요.
저는 쉬임없는 전진...
웬만큼 먹고 만족하고 행복한 얼굴로
이야기에 끼어들려고 하는데
혀가 움직이지 않아요.
나, 혀에 동상 걸렸어.
잘 돌아가지 않는 혀로 한 마디 했어요.
ㅍㅎㅎㅎㅎㅎㅎㅎ
우리는 참 행복했어요.
내과 의사인 친구가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내가 뭔 말 하려고 이 이야기를 했지?
ㅍ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우리는 더 행복했어요.ㅎㅎㅎㅎ
사랑은 팥빙수 속에
동상 걸린 혓바닥 속에
주제를 잃어버린 대화 속에
그렇게 모든 곳에 녹아서
우리를 행복하게 웃게 해 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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