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울릉도 나머지 반 바퀴를 돌아야겠다.
울릉도 가는 날, 오는 날
바닷물이 장판지 같다는 표현을 거기 사람들은 썼다.
그렇게나 잔잔해서 멀미는 하나도 안 했는데
울릉도 기행문 쓰면서
얼마나 바다를 많이 봤던지 멀미가 나서
나머지 반 바퀴 올리는데 이렇게 시간이 걸렸다.ㅎㅎㅎ
위에 저 배가 돌아서 정박할 항이 바로 학포항이다.
나는 저렇게 구비구비 돌아올라가는 길이 왜 그리 멋진지...
등 떠밀고 올라가라하면
길게 엉덩이 뺄 거면서
보는 건 이렇게도 좋아한다.ㅎㅎㅎ
학포항을 돌아 첫날 나선형 철계단을 올라갔던
태하항이 나온다.
멀리 산 위에 풍력 발전기가 보이는지.
첫날 버스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예산만 낭비하고 덩그러니 풍력 발전기만 돌아가고 있다고 했는데
그래도
관광용으로는 괜찮네.
기왕 만든 거
잘 활용하는 방향으로 생각해야지 어떡하겠노...
저 멀리 주황색 철계단이 보이는지...
거기가 여기다.
첫날 버스에서 내려서 찍었던 것인데
광각렌즈라서 상의 왜곡이 심해서 안 써먹었는데
할 수 없다.ㅎㅎ
태하항을 돌아
이 부근은 한국 10대 비경 중의 하나라고 했다.
첫날 버스 투어를 할 때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보면 향나무 자생지가 있다고 했는데
나는 창쪽이 아니라
고개를 들어도 버스 천정만 보였다.
저기 멀리 성불사에서 봤던 송곳바위가 삐죽이 보이고
성불사에서 쪽빛보다 더 쪽빛 같다고 바다를 찍었을 때
찍었던 삼각형의 섬이 바로 저기 보이는 섬이다.
근데
저 섬의 이름은 모르겠다.
갈매기가 날고
기암괴석이 있는가 하면
쪽빛 바다가 있고
그 골짜기 사이사이에
조금, 조금씩 사람이 살고
아름답지 아니한가?
처음에는 코끼리 바위라기에
왜 그런 이름을 붙였나 했는데
배가 살살 돌아가면서
정말 코끼리 형상이 나타나면서
피부까지 코끼리 피부 같았다.
코끼리 바위를 뒤로하고
형제바위가 나오는데
이렇게 보면 둘 인 것 같지만
요렇게 보면 삼형제이다.ㅎㅎ
저 다리는 관음도와 섬목을 이어주는 다리라고 한다.
관음도에는 큰 동굴 같은 구멍이 뚫려 있었다.
섬을 한 바퀴 도니
태양의 방향도 바뀌어서
서쪽으로 지는 해가
바다에 보석을 뿌린다.
나는
그 반짝이는 보석이 좋아서
사진이 어둡거나 말거나
보석을 주워 모은다.
여기는 그저 바라만 보고 올 수밖에 없었던 죽도다.
배가 항구를 들이받아 수리 중이라...
에구, 저기 노총각 빨리 장가 보내야 하는데...
이제 유람선 여행의 막바지다.
도동항 가까이 오니
아마도 이른 저녁을 준비하는 것인지
저녁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저 밥하는 연기가 왜 이리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지...
왜 똑 같은 사진을 또 집어 넣었냐고?
보석이 더 많아서...ㅎㅎㅎ
나는 이 해안 절경을
높은 곳에 올라가 찍을 수 있는 행운을 잡았었다.
마지막 날 모노레일을 타고.
도동항에 배가 닻을 내리고
나도 쪽빛 바다와 하늘이 되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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