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거의 못 잤다.
울릉도 간다고
울렁거려서...ㅎㅎㅎ
새벽같이 차를 몰고 성서홈플러스에 갔다.
항상 버스가 오기까지는 불안하다.
그렇다. 불안하다.
6시 10분까지 오라 해도 나는 5시 50분에 포항여객선 터미널까지 데려다 줄
관광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불안은 현실로 드러나고 시간이 지나도 버스는 오지 않는다.
버스 기사 번호로 전화를 하니
없는 번호란다.
뭣이라?
없는 번호?
대구 가이드에게 전화하니 자다 깬 목소리로
6시 30분에 버스가 온단다.
6시 30분이 지나도 버스는 안 온다.
또 대구 가이드에게 전화를 하니 자다 깬 귀찮다는 목소리로 기다리란다.
잠시 후 대구 가이드 전화가 왔다.
버스가 반대편에 기다리고 있단다.
헐~~
내가 분명히 관광사 아가씨에게 홈플러스쪽이냐고 확인했는데...
가방 끌고 지하도를 오르내려서 반대편으로 올라가는 순간
대구 가이드 전화가 왔다.
나를 기다리다가 버스가 떠났다고.
택시 타고 동대구역 모이는 곳으로 가란다.
아침부터 이 무슨...
관광회사에서 분명히 기다리라는 곳에서 기다렸는데
이게 무슨 경우냐고 따지니
자기가 한 일이 아니니까 자기에게 뭐라 하지 말란다.
기가 막힌 일이다.
택시를 타려고 내 차를 집에 세우는 순간
누군가 전화가 왔다.
어디냐고.
나는 누구냐고.
나를 태워서 동대구 역까지 가려고 나온 사람이란다.
이 인간도 불 난 집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홈프러스까지 왜 차를 몰고 왔냔다.
그럼 너는 비행기 타고 오냐?
내가 저한테 가는 시간이나 지가 나를 태우러 내쪽으로 오는 시간이나 똑 같잖아.
그러면 당연히 지가 태우러 와야지.
날 보고 오란다.
싱강이를 하다가 그냥 택시타고 동대구역으로 가란다.
틀림없이 망할 놈들이다.
동대구역 가니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입이 바짝 말라서 말 할 힘도 없었다.
이것저것 물어도 진이 빠져 그냥 올라탔다.
가이드라는 놈이 오더니
다른 승객들 다 잘 탔는데 왜 혼자만 다른 데 있었냐고?
이 인간이 죽으려고...
네 회사 소속으로는 거기서 차 타는 사람은 나뿐이었잖아.
그런데 그 말도 할 기운이 없었다.
이 과정에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놈은 한 놈도 없었다.
우리 일행이 운전기사 전화번호랑 모이는 시간을 잘못 가르쳐 줬다는 것을 증명하고도
사과 한 마디 없다.
계좌번호 부르란다.
택시비 보내준다고.
내가 힘이 남아있었다면 정신적 충격 보상금도 보내라고 할 판이었는데
그럴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여행을 마치고 오늘 여행사에서 그 아가씨가 전화가 왔다.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니
아가씨가 자기가 잘못 가르쳐 준 것을 미안해 하면서
그 세 놈들이 일을 처리한 과정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
사람이란 실수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아니지.
아무리 촌구석 대구 밑바닥 관광회사라 하더라도
서비스업을 하는 사람들이
설사 고객이 잘못했다 하더라도 이러면 안 되는데
저희들이 잘못해 놓고
사과 한 마디 없는 것은 기본이 안 된 상식 이하의 짓이다.
그 아가씨에게 분명하게 말했다.
나한테 덮어 씌우지 않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해 줘서 고맙다.
하지만
그 세 놈,
대구 가이드
차 태우러 오려고 했던 놈
버스에서 다른 사람 다 탔는데 왜 나만 못탔냐고 했던 놈.
이 세 놈은 분명히 재교육 시키라고.
아무튼 이렇게 울릉도 여행은 시작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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