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조그마한 녀석이...
그만 숨이 꼴딱 넘어가 버렸습니다.
새벽, 짙은 안개가 도로를 덮었지만
이제는 안개가 걷히면 맑은 날이 기다린다는 것을 알기에
달리는 차 안에서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먼 길이기에 요즘은 고속도로 기름값이 더 싸기 때문에
고속도로 올려서 기름을 넣습니다.
군위 정도 갔는데 기름이 한 칸 남았기에 넣을까 하다가
안동에서 넣자, 생각하고 걍 달렸습니다.
헐~~~
안동휴게소는 지금 수리중...
다음 휴게소는 단양인데 제가 정말 가기 싫어하는 휴게소지요.
너무 멀리 들어가거든요.
그래도 선택의 여지는 없고...
제발 단양휴게소까지는 가자, 하고 달리는데
죽령터널 속에서 점점 속력이 떨어지더니
기어이 숨이 꼴딱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겨우, 겨우 한쪽 안전지대가 있어 거기 세우고
보험회사에 전화를 했지요.
생각보다 빨리 저 뒤에서 비상깜빡이를 켜고 차 한대가 오더군요.
저는 너무 반가워 막 뛰어나갔지요.
그랬더니 보험회사가 아니고 터널 관리하시는 분들이었어요.
어떻게 알고 오셨냐고 하니까
CCTV로 보고 있었다고...
그리고는 차를 밀어서 더 안쪽으로 옮기고
터널 공기가 나쁘니 차 안에서 안전하게 계시라고 하고는
제 차 뒤에서 약간 밖으로 서서 저를 안전하게 지켜주더군요.
기름이 올 때까지
저는 정말 대한민국의 보호 받는 소중한 한 사람의 국민이라는
어떤 가슴 뿌듯한 자부심을 느꼈어요.
나를 이리 소중히 지켜주는구나.
우리나라, 좋은 나라다...
기름 차가 오고 차는 다시 살아났지요.
뒤에 지키고 계시던 그분들은
웃으시며 어서 가라고...
참 고마웠습니다.
차를 몰고 다시 달리면서
차는 그래도 기름을 넣어주면 다시 살아나는데
사람은 왜 그리 안 되나
한 없이 눈물이 났습니다.
저 조그마한 녀석이
다시는 숨이 넘어가지 않게 게이지가 두 칸 남으면 꼭 기름을 넣어 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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