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흔히들 경북의 높은 산이라고 표현하는
그 산으로 달렸습니다.
나에겐 걍 어디론가 가고싶을 때
어느 새 가고 있는 산이 이 산입니다.
월요일 아침 새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얼마나 예쁜 날이었는지...
그러나...
높은 산은 괜히 높은 산은 아니더군요.
꼭대기에 들어서는 순간
꽉 찬 안개가 가슴을 답답하게 했습니다.
주차장에는 딸랑 내 차 한 대.
그러니 이 산에 사람이라고는 나 혼자다, 이거지요.
어두운 숲속은 고개만 들이밀다가 걍 나왔습니다.
너무 캄캄했어요.
데크쪽으로 쭉 걷는데
사진사는 구름을 몰고 다니고 카메라는 바람을 몰고 다닌다던가요?
아, 정말 시커먼 구름 속에 휘몰아치는 바람소리는 자꾸 발걸음을 더디게 했지만
그래도 나는 무서워하지 말자 다짐하면서 데크를 올라갔지요.
하지만 빗방울이 듣는데는 어쩔 수 없이 철수 해야만 했어요.
그래도 말이지요
이 산은 온통 내것이다 그러면서 흐믓해 했어요.
산을 내려오면서
못내 아쉽고 억울하고 서러워서
길목, 길목에 차를 세우고 오늘의 목표였던 하늘말나리는 찍었습니다.
생각지도 않게 물레나물이 있기에
숲속으로 들어갔지요.
안개 속 저 멀리서 천천히 들려오는 차소리...
나는 또 천사를 만났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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