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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벡두산 기행(2018)

빗속의 여인이 되어(6/10)

by 까탈스러운 장미 2018. 7. 27.







점심을 배불리 먹고

우리는 이도백하 숙소로 차를 몰았지요.












그런데...

앞에 화물차랑 많은 차들이 줄줄이 정차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의 현지 가이드님이 가서 이유를 물어보니까

아침 8시부터 사이클 경기가 있어 통제하고 있다는 겁니다.

세상에나 이 화물차 기사들은 오전 8시부터 이렇게 있었다는군요.















5시는 넘어야 통제가 풀린다고 하는데

지금 현재 3시가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두 시간이나 이 길에서 기다려야 하는데...











주변이나 돌아보자, 하고 근처를 한 바퀴 돌고 와도

시간은 너무 많이 남았습니다.











그냥 차에서 자면서 두 시간을 기다리느냐...

그것은 정말 저와는 맞지 않는 상황입니다.

차 주위를 뱅뱅 돌면서 이리저리 주변을 찍고 있는데












저의 리더가 기다리느니 걸어가는 데까지 걸어가보자.

그리고 차가 오면 타자...

오잉~~~

그거 정말 제 스타일의 좋은 생각이었습니다. ㅎㅎㅎ











그래서 늘 차로만 지나다니던 이도백하 가는 길을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양쪽으로 나눠서 숲속을 탐색을 하면서요.



꿩의다리가 숲속에 아주 하얗게 피었더군요.













이제 보니 이 아이는 꽃꿩의다리 같습니다.











저는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가 이 대로를 활보할 수 있었을까?



그 생각을 하니 정말 신났습니다.

저는 길 한복판을 두 팔을 활짝 벌리고 걸었습니다.











저는 이 아이가 그냥 매발톱인 줄 알았더니

노랑매발톱이랍니다. ㅎㅎㅎ

이름이 따로 있을 줄 알았어요.











새파란 하늘에 흰구름

나는 두 팔을 활짝 펴고 대로를 성큼성큼 걸었지요.











그런데...

백두산 언저리의 날씨는 정말 믿을 것이 못 됩니다.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더니

소나기가 쏟아지는 겁니다.














우산을 챙기라기에 맑은 하늘이지만 쑤셔넣고 왔더니

말 듣기 잘 했습니다. ㅎㅎㅎ










점점 빗줄기가 강해지면서











눈앞이 하얗게 빗줄기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세차게 비가 내렸습니다.


빗속의 여인이 되어

백두산 언저리에서 대로를 걷게 됐습니다. ㅎㅎㅎ



저의 리더는 비가 많이 오니까

걷지 말고 제자리에서 차를 기다리라 하시더군요.













조금 있으니 통제가 풀린 차들이 고인물을 튀기며 지나가고

그리고...

저 멀리 우리 차가 헤드라이트를 켜고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좀처럼 맛보지 못할 멋진 경험을 했습니다.



누가 백두산 언저리의 저 도로 한복판을 활보를 해 봤을까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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