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못했나?
난 요즘 혼란스럽다.
내 수업시간에 당당하게 다른 과목 숙제를 하고 있는 아이에게
아주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그거 넣고, 공부하자...
옛날 같으면 다른 과목 숙제 확 찢어버리며
콱 무릎 꿇고 앉으라고 했을 텐데
지금은 뭔 선생이 더 미안한 자세로 곱게 타이른다.
내, 참...
그래도 더 기가 막힌 것은
그놈은 왜 저는 둘 다 할 수 있는데 제 능력을 무시하고
자기를 맘대로 평가하느냐고 눈을 아래위로 훑어내리며 부라린다.
뭔 말이 필요하리...
미련한 자를 가르치려 하지 말라고 잠언에 나와 있더라.
나도 이제는 기대와 인내라는 것이 다 고갈 됐다.
그렇게 살아라...
네 인생인데
혹 살다 보면 운이 좋아 잘못이 깨달아진다면
그건 행운이고..
내 시간에 내 과목 공부하라는 내가 잘못 한 건가?
요즘은 그게 대세인지..
나는 그렇게 못 살아 봐서 모르겠다...
내가 다시는 교단에 서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건만
그새 잊어버리고
잠시 아이들이 그리웠던 내가 잘못이지...
꼭 다문 수박풀처럼
마음의 문이 꼭꼭 닫히고
완전히 비틀어 빗장을 건다.
오늘은 반쪽밖에 못 담았던 나머지 반쪽 별궤적이 그립다.
캄캄한 산꼭대기엔 아마도 담기지 못한 별들이 반짝이고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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