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밤 12시가 다 돼 가는데
문자가 들어왔어요.
대리운전 문자인줄 알고
궁시렁거리며 봤는데
내 국민학교 1학년 때 짝꿍의 문자였어요.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를 읽는 기분이었습니다.
50년 세월
그 개구쟁이에게 이런 감성이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그러더군요.
아주 둔감한 여자라고.
그 소리를 들으면서 속으로 무슨 소리? 그랬는데
맞나봅니다.
얼음공주라더니 그런가봅니다.
이제 그 소녀는 세월과 함께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같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소중한 친구는 세월이 가져가지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저는 이 개구쟁이 친구와는 너무나 좋은 인연이라는 생각이듭니다.
50년 세월 변함없이 담담히 같이 살아왔으니 말입니다.
다음에 다시 태어나도 이 인연으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아름답게 제 옆에 있어 준 이 친구가
더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더한 욕심으로 사람을 잃지 않고
평생의 동행을 얻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인연이 어디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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