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여니 제가 제일 좋아하는
황진이의 눈썹을 닮은 초승달이 떴네요.
오늘은
아~~
벌써 2년 전이네요.
그때 경산에서 담임을 했던 제자들을 만났습니다.
지난 달 약속을 했다가 제 일정이 겹쳐서 연기를 했는데도
우리반 절반이 왔습니다.
이 녀석들요
처음에 쌤~~하고 반가워하고는
휴대폰 게임하느라 정신없습니다.
제가 섭섭했겠다구요?
아니요.
저는 이 아이들을 잘 압니다.
이 더운 여름날
그것도 쌤 보고싶다고 땀 뻘뻘 흘리며 나온 녀석들입니다.
그게 이 녀석들의 사랑입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황진이의 눈썹 같은 저 달이 몇 번이고 차고 기울면
이 녀석들 수능치고 만나기로 했습니다.
근데
벌써부터 톡이 날아오는 거 보면
아마도 그 전에 또 한 번은 만나야 할 것 같습니다.
눈 위에 하트를 그려 담임에게 보여 주었던 아이들
야영장에서 담임이 잠자리를 둘러 보러 갔더니
와르르 울면서 안기던 아이들
비 오는 운동장에서 같이 비를 맞으며 운동회를 했던 내 아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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