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가끔은 항상 있었던 것에서 떨어져
그리워 했던 곳에서
항상 있었던 것을 그리워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들 때면
지금 생각해보면
난 항상 섬으로 갔던 것 같다.
난 두 마리의 강아지와 네 마리의 닭, 장닭 한 마리에 암탉 세마리를 거느리고 있는,
장닭은 그 중에 특별히 아끼는 암탉이 있단다.
벌레를 잡아 주면 자기가 먹지 않고 아끼는 암탉에게 먹이를 툭 던져 준단다.
닭에게도 그런 감정이 있다니 함부로 닭대가리라는 말은 쓰지 말아야 할 것 같다.ㅎㅎ
그리고 세 마리의 금붕어가 살고 있는,
거실의 식탁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 바다가 보이는
그런 내 사랑하는 친구의 집에 갔다왔다.
오는 날 친구가 세 마리의 금붕어 이야기를 해 주지 않았으면
하마트면 이 아이들은 못 보고 올 뻔했다.
금붕어 이야기를 듣고 나는 후다닥 2층, 내가 거하던 방으로 가서
금붕어 먹이를 들고 그 아이들을 보고 왔다.
나는 대나무님이나 강담두놀내님한테
연락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무척 망설였다.
왜냐하면
제주에 오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만나고 가려고 할 것이기에
너무나 많은 손님을 치루는 것이 아닌가 해서.
그렇지만
그냥 가면 후한이 더 두려워서 연락을 했더니
대나무님은 이틀을 제주의 꽃을 보여주며
연신 그 특유의 웃음으로 무척이나 편안하게 해 주셨다.
바람, 여자, 돌이 많다는 제주에서
바람의 위력을 여실히 실감했다.
대나무님이 찍어 전송해 주신 사진이다.
더 있지만 ㅎㅎㅎ
이것만 올릴 수 있겠다.ㅎㅎㅎ
뱅기만 보면 카메라를 들이대는 나는
내가 거했던 2층 베란다에서 전깃줄을 간간이 넘어가는 뱅기를 찍기도 했다.
나는 또 새로운 사실을 하나 배웠는데
밥을 먹을 때는 절대로 코를 박고 열심히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내가 그렇게 열심히 먹는 사이에
강담두놀내님은 벌써 점심 계산을 다 하고 밖에서 기다리고 계셨으니까.
하지만
다음날 나는 또 계산할 기회를 친구에게 뺏기고 말았다.
조개죽을 먹었는데
도대체 언제 계산을 한 거야?
그래도
나는 바보는 아닌가보다.
다음 날은 친구가 계산하러 가는 거
간신히 옷자락을 잡아 끌어내고 내가 냈으니까.
아직 순발력은 쓸만하다.
내 친구 집의 작은 정원이다.
나는 저 작은 정원을 지나 2층 방으로 가면
새벽엔 한 마리의 장닭과 세 마리의 암탉이 꼬끼오 우는 소리에 잠을 깬다
아랫층에서는
친구의 아침 장만하는 도마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남편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소리,
동동거리며 걷는 친구의 발걸음소리.
이번 여행에서는 그리웠던 그 소리들이 Healing이었다.
집에 돌아와
아침에 받은 친구의 카톡에는
커피 마신다~ 네 생각한다~
바다 건너 저 멀리에 있는 내 친구가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내 곁에서 잔소리 해 주었으면...
그래도 이번 여행에서는
뒷북치는 엉뚱한 소리는 딱 한 번 했다.
1100고지를 달리면서
한라산이 어디있어?
그랬던 거.
나는 가슴 가득 친구를 담고 오려고 했는데
내 작은 가슴엔 친구의 사랑이 너무커서 다 담을 수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빈자리가 느껴져~힝~
그러는 그 친구에게
나의 존재가 느껴졌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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