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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속의 이야기

사랑한다, 내 며느리

by 까탈스러운 장미 2013. 12. 8.

 

 

 

 

 

 

 

 

 

 

 

 

 

 

 

 

 

 

 

 

 

 

 

 

 

 

 

 

 

아직 결혼식 사진이 안 나왔어요.

위에 두 사진은

저기...

 

 

 

폐백 끝나고 말이지요,

시어머니가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스마트 폰으로 찍은 사진이에요.

폐백 도와 주시는 분이

시어머니가 바쁘시군요.ㅎㅎㅎ

그러더라구요.ㅎㅎㅎ

 

 

 

 

제가 며느리가 아직은 아들의 여친이었을 적에

처음 같이 사진을 찍으러 우음도에 갔을 때

아들의 여친을 소개하는 글에 'She' 이 음악을 썼었어요.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신부 입장곡을 이 곡으로 썼더군요.

 

 

 

 

저, 시어머니 됐어요.

 

 

우리 목사님이 토요일은 설교 준비 때문에 대구에서 하는 결혼이 아니면

주례를 못 서주셔요.

나에겐 아들 주례 서실 분은 오직 우리 목사님 한 분 뿐인데

다른 차선책은 없는지라

주례없는 결혼식을 하기로 했답니다.

 

 

 

 

고맙게도 아무도 반대 하지 않아서

주례없는 결혼식을 그대로 진행하게 됐습니다.

 

 

 

 

아들과 며느리가 사랑의 서약을 서로가 하고

양쪽 아버지들이 덕담을 해주고

 

 

 

엄마인 저는 우리 에버그린 오카리나 앙상블과 함께

축복송을 연주했습니다.

 

 

 

 

저는 울까봐 걱정했는데

하나도 안 울었어요.

그리고 소리도 아주 잘 났어요.ㅎㅎㅎ

무대 체질인 것 같아요.

 

 

 

 

 

근데

아들과 며느리가 큰절을 하는데 울컥 눈물이 나더군요.

 

 

 

 

너무나 행복한 결혼식이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이 다 참석해 줬고

모두가 다 즐거워하는 것 같았어요.

저만의 생각이었을까요?ㅎㅎ

 

 

 

 

 

맨 밑에 사진은 제 후배가 찍어 동아리 까페에 올린 것을 퍼왔습니다.

제 얼굴은 마이크가 초상권 보호를 위해서 가려줬습니다.ㅎㅎ

 

 

 

신혼여행지에서 며느리가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왔어요.

아들이 무지 맛있게 먹는 모습을 찍어서

 

 

 

 

어머니, 제 남편 진짜 잘 먹어요. 평생 맛난 거 많이 해줘야 겠어요.

 

 

 

남편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썼어요.

진짜 제 며느리가 된 거예요.ㅎㅎ

 

 

 

저는 며느리에게 장문의 톡을 보냈습니다.

 

 

 

 

 

 

사랑하는 내 며느리 현진아

 

내가 내 아들 정헌이를 낳아 기르면서

아무도 모르는 보물을 숨겨놓은 기분이었다.

 

 

혼자 방에 두고는 문 닫아 두기도 아까워서 문을 빼꼼히 열어놓고

설거지를 하다가도 젖은 손을 닦으며 그녀석 보고 다시 설거지 하곤 했지.

 

 

 

 

자라오면서 그 숨겨논 보물 같은 예감은 적중했고

그녀석은 기대 이상으로 귀한 보물이었다.

 

 

 

정헌이가 너를 처음 인사시키려고 데리고 오던 날

멀리서 오는 네 모습을 보고 내 며느리임을 직감했다.

 

 

 

그리고 역시나 보물을 숨겨놓은 듯한 기분으로

내 며느리 되기까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단다.

 

 

 

아마도 이 예감도 기대 이상으로 적중하리라 믿는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들,

그 사실은 모르는 사람 아무도 없다. ㅎㅎ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들이 사랑하는 유일한 여자,

내 며느리 강현진.

 

 

 

 

그러니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며느리이지?

 

 

 

나는 결혼식 끝나고 내내 너무 행복했다.

 

 

 

내 마음에 쏙 드는 며느리를 얻었다는 것이 너무 좋아서.

 

 

현진아 꼭 행복해라

그리고 우리 행복하자.

 

사랑한다, 내 며느리.♥

 

 

 

 

 

 

제 며느리는 이렇게 답장을 보냈어요.

 

 

 

 

 

 

어머니 너무 감동적이에요. ㅠㅠ

오빠 몰래 눈물 훌쩍 ㅜ

이리도 눈물이 잘 나는데 어제 안 운 게 너무 신기해요 ㅎㅎ

보물인 오빠랑 이제 평생 함께 한다는 생각에

기쁘기만해서 그랬나봐요 ♥

 

 

어머니께 사랑 받으니 전 너무 행복한 며느리입니다.

세상 누구보다 행복하게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남편 존중하고 큰 사람으로 만들게요!(덩치 말고 사회에서 ^^)

귀한 보물 반짝반짝 빛날 수 있게 잘 키워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어머니 많이많이 사랑해요 ♥

 

 

 

 

 

 

저는 이제는 간단히 답장을 했습니다.

 

 

 

 

내가 틀림없이 감추어진 보물을 얻은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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