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권사님 한 분이 뚜껑이 있는 컵에다
누릉지를 끓여서 갖다 줬습니다.
아, 민폐 안 끼치려 했는데
시작부터 이 무슨 일이람...
그 바쁜 와중에
그렇게 예쁜 그릇에 담아 저를 챙겨 줬습니다.
너무 고맙고 고마웠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아무 보답도 바라지 않는 순전한 사랑의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조금 있으니
현지 몽골 통역 울지가 선교사님을 모시고 왔습니다.
저녁을 못 먹는 것을 보니
가슴이 아파서 선교사님께 침 놓아 달라고 부탁드렸다고.
어제 처음 만난
생면부지의 사람이 아파서 저녁을 못 먹는 모습이
가슴이 아팠다니...
그 또한 아마도 조건 없는 사랑이었을 것입니다.
나중에 안 이야기지만
울지는 이제 겨우 스물여덟의 젊은 아가씨인데
유방암 수술을 했다고 하더군요.
저는 침을 보고는 기겁을 하고
침은 못 맞는다고 설레발을 쳤지요.
선교사님은 아주 긍정적인 표정으로 침은 못 맞을 것 같다고
그럼 뜸을 뜨자고 하시더군요.
저는 좋다고 했지요.
그런데 그 뜸이라는 것이
완전히 살을 굽는 거두만요.
차라리 침을 맞는 것이 훨 나을 뻔 했습니다.
저는 비명을 지르며 뜸을 떴고
아직까지도 뜸 뜬 자리는 남아 있습니다.ㅎㅎ
저는 아직도 선교사님의 그 긍정적인 표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세상에 믿을 사람 아무도 없는 거 맞습니다.ㅎㅎㅎ
그렇게 모든 사람들을 걱정하게 하고
우리는 다음 사역지인 준브론으로 향했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이
몽골의 소금호수 주위에서 풀을 뜯고 있는 낙타입니다.
말이면 말이지 낙타라니
저는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낙타가 이렇게 방목이 되는 줄은 몰랐거든요.
그런데 가까이 가보니
낙타, 맞았습니다.
뒤를 돌아 우리가 달려왔던 길을 찍었습니다.
참 많이도 달려왔습니다.
준브론까지는 3시간 정도 걸리는데
이제 온 만큼만 달리면 준브론에 도착할 것이었습니다.
점심 식사는 주먹밥을
몽골의 초원에서 먹기로 하고
소금호수에서 좀 더 달려
적당한 풀밭에 자리를 폈습니다.
그 풀밭 위의 식사 이야기는 다음에 하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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