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달리는 차창을 열고
입술에 닿는 빗방울과 키스도 하며
몽골의 초원을 달려
다르항에 도착했습니다.
붉게 타오르는 저녁노을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는데
카메라에 담지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아까워요.
무리에서 이탈 할 수 없었으므로
눈에만 담았습니다.
우리는 항상 새벽과 저녁에 경건회라 해서
예배하고 몇 사람이 그날 자기 받은 감동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러니
잠이 덜 깬 새벽과 일로 지친 저녁에 죽을 지경이지요.ㅎㅎㅎ
그래도 어쩌면 그 시간이
우리의 영혼을 건강하게 해 줘서
육신이 견디지 못하는 어려움을 견딜 힘을 줬는지도 모릅니다.
아침에 일어나
다르항 예수마을 교회에 갔습니다.
아주 체계가 잘 잡힌 교회라 오히려 배우고 와야할 정도였습니다.
이,미용 봉사
담장 칠하기
CCD와 작은 음악회
저도 오카리나 연주를 했습니다. 흠흠...ㅎㅎㅎ
여러 가지 게임으로 아이들과 놀기.
또 바보짓 한 거 하나 이야기 할까요?
저는 이 사진을 찍으면서
도대체 왜 사진 바깥쪽에 원형의 그림자가 생기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한국 와서까지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빌린 광각렌즈 반납하기 직전에야
이 렌즈는 후드 같이 생긴 것을 빼고 찍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사용법도 모르고 덜렁 빌려가서
이런 사진을 몇 장 찍어 몽골에 남기고 왔습니다.
아, 부끄럽습니다. 정말....
이 날 오후에만 찍은 사진이 300장 정도 되는데
그 모든 사진을 무릎을 꿇고 찍었습니다.
잘못 나와 지운 사진까지 합한다면 더 많을 겁니다.
흠...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저는 이 교회의 푸세식 화장실과 수십 번을 만나야만 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제가 작정한 원칙을 지켰습니다.
내가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자.
그리고
그날 저는 저녁도 못 먹고 떡실신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