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그랜드발리리조트 앞 해변을 산책했습니다.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윤슬이 아름다웠습니다.
아침부터 웃통을 벗어젓히고 모래사장을 걷는 외국인들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발리의 젊은이들이 모여서 게임도 하고
즐겁게 놀고 있었습니다.
아마 무슨 동아리인 것 같았습니다.
젊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에너지가 넘쳐 흘렀습니다.
자전거를 세워 놓고
멀리 바다를 쳐다보며
앉아 있는 모습이 평안해 보였습니다.
오늘은 데이크루즈를 신청했기 때문에 배를 타고
산호섬으로 가서 자유시간을 갖는 날입니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배에 낙하산을 매고 저렇게 날고 있었습니다.
저거 타는 거 재미있어 보이는데
우리는 안 탄답니다.ㅠㅠㅠㅠㅠ
부러운 눈으로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데
우와~
뱅기가 날아오는 겁니다.
근데
조금 있으니 또 날아오더군요.
바로 근처에 공항이 있데요.
모레면 우리도 저렇게 날아서 내 나라, 내 조국으로 갈 수 있겠지요...ㅎㅎㅎㅎ
반잠수함을 타고 물속에 돌아다니는 물고기를 구경했습니다.
아주 옛날에 사이판 갔을 때 탔었는데
발리에는 지금도 이런 것이 있군요.
바나나보트입니다.
위험하다고 해서
저는 절대로 안 타겠다고 혼자 야무지게 결심했었는데
스노쿨링하러 바닷물에 들어가고 나니
마음이 바뀌어서 타 봤습니다.
그런데
코너를 돌 때
만약 빠진다면 바닷물이 돌바닥 같을 것 같았습니다.
생명의 위협이 느껴지더군요.
다시는 안 탈 겁니다.
닭싸움을 구경했는데
돈을 걸라고 하더군요.
저는 도박 같은 거 좋아하지 않거든요.
다들 걸더만 저는 안 걸었습니다.흠, 흠.
저 하얗게 부표가 보이죠?
저곳에서 스노쿨링을 했는데
물살이 얼마나 세던지
몸이 확 떠내려가는 겁니다.
제가 터키에서 4kg를 불려 왔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태평양 한복판으로 떠내려갈 뻔 했습니다.
그래서 배 가까이 있는 물고기들만 조금 보고
걍 나왔습니다.
제일 하고 싶었던 것인데
그것도 싫컷 못하고 투덜투덜...
그래서 홧김에 바나나보트를 탔던 겁니다.ㅎㅎㅎ
바다에 쏟아지는 태양빛에 반짝이는 보케를 찍어보려고 수십 장을 찍어댔지만
결과는 이렇습니다.
한국에 나와서
보케실습을 했습니다.
이제 보케는 찍을 수 있습니다.
이때 찍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가장 발리다운 바다색을 찍고 싶었는데
이게 까지입니다.
배 위에서
밥을 던져 주니 물고기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물고기 보이시나요?
제가 인어공주가 돼서 놀던
바로 그 바닷속입니다.ㅎㅎㅎ
순전히 가이드가 불쌍해서
옵션을 하나 들어줬습니다.
랍스타를 먹기로.
그냥 도와주려고 먹는 거니까
기대 하지 말고 음식도 형편 없다니까
한 끼는 그렇게 때우자고 하기에
그런가보다 했는데
바닷가에 이렇게 즐비하게 음식점이 늘어서 있고
불에 구워주는 랍스타가 맛있었습니다.
역시
착한 일을 하면 복을 받나봐요.ㅎㅎㅎ
먹다가 생각해보니 인증샷이라도 찍어야겠다 싶어
이미 랍스타 살은 뱃속에 들어갔고
껍데기라도 놓고 찍었습니다.
새우는 껍질 벗겨 먹기 싫어서 일행에게 나누어 드렸는데
눈치 빠른 단장님이 한 개는 껍질 벗겨 먹으라고 주셨습니다.ㅎㅎ
저 멀리 해변에 보이는 것이 쓰레기 더미들입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해변에서 불꽃놀이를 하던데
삼각대도 없지요
기술도 없지요
숨은 쉬어야 하지요.
그래서
떨린 것이라도 예뻐서 올렸습니다.ㅎㅎ
다음날 아침.
일행은 새벽미사를 가고
저는
홀로 남아 창밖을 보니
아, 이런
이렇게 아름다운 아침 하늘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발리의 마지막 아침을
이렇게 아름다운 여명으로 맞이할 줄은 몰랐지요.
미사를 다녀온 일행과
오늘도 어김없이 해변을 산책했습니다.
See you some day.라고 인사했는데
그 some day가 오늘이었습니다.ㅎㅎ
가루다 공원입니다.
아직까지 짓고 있는 미완성작인위스누 동상인데
완성되면 뉴욕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보다 더 클 것이랍니다.
주변에 있는 예쁜 집이 있어 찍었습니다.
그리고 살짝 밑으로 돌아서는데
이런 큰 새가 시커멓게 머리를 내미니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인도네시아의 전설적인 새 가루다라 하더군요.
민속공연도 관람했습니다.
무슨 내용인지는 모릅니다.
그냥 보기만 했습니다.
여기는 빠당빠당 비치인데
줄리아 로버츠가 여기서 영화 촬영을 했다는데
무슨 영화인지는 모릅니다.
정말 알고 온 것이 없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사진을 찍으면서
그렇게나 날렵하게 피해다녔던 바닷물에 발을 흠뻑 적셨습니다.
마지막 사진을 찍는 순간이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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