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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벡두산 기행(2018)

미지의 숲을 헤치며(6/01)

by 까탈스러운 장미 2018. 6. 29.






묘령에서의 그 참담한 기분은 어찌 표현할 길이 없었습니다.


우리의 현지 가이드,

아, 이분으로 말하자면 참으로 우리 표현으로는 진국이라는 말을 썼었습니다.

때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그야말로 야생화 같은 분이라 할까...



저는 가끔씩 우리 일행이 그분의 말을 못 알아 들을 때는

그 억양을 흉내내며 우리의 표현으로 바꾸며 웃기도 했습니다.

늘 뒤따라 다니며 무거운 베낭도 메주고 ...



전문적인 가이드가 아니어서 꽃에 대해서는 잘 몰라서

늘 우리에게 미안하다고 했더랬습니다.

우리는 그분의 진심을 알기에 꽃보다는 사람이라고 미안해 하지 마시라고 했지요.












근데 이분이 자기가 혼자 가보는 야산이 있는데

거기 가볼까 묻는 겁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지요.














어쩌면 묘령의 복주머니란이 모두 없어진 것은

이곳을 보여주기 위한 저 위에 계신 분의 배려였는지도 모릅니다. ㅎㅎ











버스는 다니지 못할 좁은 농로를 따라 들어가다가 차를 세우고

산을 올라가는데

어쩌면 그렇게도 내 어릴 적 놀던 그 동산과 닮았는지...



올라갈 때는 복주머니란이 우선이니까

시간을 아끼고 보이는 꽃들은 나중으로 미루고 앞만 보고 올라갔습니다.













나뭇잎 사이로 빠져나온 햇살을 받으며

복주머니란은 풍선 같은 꽃에 자신의 빛구멍의 그림자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복주머니란만 있는 것이 아니라

털복주머니란도 있었고요.













야생화 기행의 정코스가 아닌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미지의 자생지를 탐사하는 것은

그 어떤 탐사보다도 즐겁고 보람있었습니다.













비록 우리의 리더가 온 숲을 헤치며 찾아주긴 했지만요...ㅎㅎㅎ














































이제 막 피어나려고 봉오리가 맺혀 있었습니다.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이지요?











우리는 쌍두 하나만 찾아도

그거 하나로 수십 장은 찍어대는데

여기는 쌍두가 널렸어요.












나의 고수님들은

꽃들이 다 초점이 맞는 각도까지 자리를 잡아주며

이렇게 찍도록 가르쳐 주었습니다.












무리들 중에 둘이 다소곳이 피어 있는 아이들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너무 일찍 피어서 지는 아이,

이제 막 피어나는 아이.

한 무더기 속에도 다른 삶을 사는 아이들...












투명할 정도로 빛을 투과시키는 아이들...













빛과 어둠 사이에 서 있는 아이들...











같은 줄기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는 아이들...





















저는 이번에는 각을 잘 잡아서

모두 핀이 맞는 각을 잡아 찍었습니다. ㅎㅎㅎ


















































아직도 내 마음을 아쉽게 하는 이이들입니다.

며칠 후 우리는 이곳을 다시 지나쳤는데

이 녀석들이 활짝 핀 모습을 보려고 했는데

다른 급한 일 때문에 그냥 지나쳤거든요.














하루 종일 있으라 해도, 아니 제가 맨 날 하는 소리,

여기 텐트 치고 살고 싶은 곳이었지만

어떡 합니까?

하산을 해야지요.



내려가면서 올라올 때 찜 해 뒀던 아이들 찾아 찍자며 내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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