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에 병이 깊어 죽림에 누웠더니...
그 긴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을 어이 다 읊조리겠냐만은
문득 이 시조의 첫줄이 생각남은
딱 지금의 내 심경을 읊은 것 같아...
얼마 전 봉화 깊은 산골로 숨어버린 지인을
엘리님과 찾아갔더니
사과를 깎으며 언젠가 사과를 못 먹는다 하지 않았나 하기에
이제 먼 옛날 계모의 독 묻은 사과에 대한 트라우마는 극복했다고 너스레를 떨며
깎아주는 사과를 넙죽넙죽 먹었는데
그 트라우마가 사라지기가 바쁘게
손가락 하나도 까딱 할 수 없게 병이 깊어졌으니...
원, 무슨 병도 이렇게 공주다운 병만 생기는지.
그저 대수롭지 않게 무거운 망원렌즈 장착한 카메라 들다가 다친 팔뚝이
이렇게나 내 발목을 잡을 줄이야...
약 기운에 잠시 통증이 가라앉은 틈을 타서
이렇게 생존신고합니다.
어쨌거나 사소한 부상도 조심, 또 조심하십시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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