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말이지요.
대구의 촌구석에서 그것도 변두리에
차소리도 들리지 않고
베란다에 매달려 달도 찍을 수 있고
햇살이 좋은 날엔 호수에 반짝이는 윤슬을 보면서
그렇게 조용히 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꽃이 피면 제가 어디로 달릴지 저도 모릅니다. ㅎㅎㅎ
올해는 멀리 몽골의 초원을 다시 찾으려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뱅기표를 찾으니
마침 대한항공이 대구에서 인천공항을 경유해서 울란바타르까지 연계해주는 스케줄이 있더군요.
역시나 대구 촌사람도 이렇게 편하게 갈 수 있게 스케줄을 짜주는구나 싶어
예매를 했습니다.
작년에도 백두산 갈 때 이렇게 갔거든요.
며칠 전...
전화가 왔습니다.
하루 두 번의 스케줄이 한 번으로 줄어드는 바람에
제가 만약 그 스케줄을 따르려면
인천공항에서 갈 때 약 15시간, 그리고 올 때 20시간 정도를 묶여 있어야 합니다.
전화를 해주는 안내원이야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저는 그냥 그랬지요.
아~~~ 대한항공.
나는 그래도 우리나라 최초의 항공사로 누가 뭐라해도
나라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주고 있었는데
이러시면 안 되지요.
땅콩사건이건 갑질이건
그런 사사로운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굵직한 기여를 인정하려했는데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고객과의 약속은 기업의 이익 앞에는
아무 것도 아니란 말 아닙니까?
혹시나 나의 이런 실망을 전할 수 있으면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뭐 전해지기야 하겠습니까?
그러니 고쳐지는 것도 없겠지요.
기업의 윤리.
고객이 있어야 기업도 있는 겁니다.
단 한 명의 승객이 있다 하더라도
약속대로 비행기를 운행하려는 그런 마인드가 이익보다 더 소중한 기업윤리 아닐까요?
으이구...
이럴 시간에 아무튼 인천공항까지 어찌 가야할지 검색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겠습니다.
세상이라는 것이...
정이 안 가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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