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K ARMY
국군
내 어릴 때는 늘 거기에 아저씨가 더 붙었었지요.
국군 아저씨.
아들이 군대를 가고는
국군 아저씨라는 말이 여러워졌습니다.
제 아들은 국군 출신이 아닙니다.
KATUSA(Korean Augmentation Troops to US Army )
저는 그것이 그렇게 좋은 것인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서
아들이 입대하기 한 달 전까지
아들과 같이 이마를 맞대고
산업체 근무를 찾았더랬습니다.
친구에게 어디 산업체 없냐고 물었다가
맞아 죽을 뻔 했습니다.
그래서
그곳이 좋은 곳인가보다 하고 걍 그 길로 갔습니다.
그리고
아들이 입대하고 한 달을 거의 식음을 전폐하고 울었습니다.
그때는 더 맞아 죽을 뻔 했습니다.
5주 훈련만 끝나면 매 주 외박이 되는 군 생활이었거든요.
그래도
정말 늘 아들 생각에 눈물이 저절로 흘렀습니다.
5주 훈련을 마치고 부모를 초청하는 날이있었습니다.
면회를 가서 저 멀리 젓가락 같이 빼빼마른 녀석이 열심히 손을 흔들었습니다.
저는 저 애는 왜 나를 보고 손을 흔들지?
그리고 철조망 가까이 갔을 때
그 나무젓가락 같은 아이가 내 아들인 것을 알았습니다.
90kg가 넘던 아들이 나무젓가락 같이 마른 것을 보고
말라도 너무 말랐다고 펑펑 울었습니다.
안내를 하는 군인이 다들 그런 거라고
너무 속상해 하시지 말라고 위로했지만
내 눈물을 말리지는 못했습니다.
실내에 들어가서
똑 같은 군복에 똑 같은 군모를 쓰고
차려자세로 앉아있는 군인들 뒷꼭지를 보면서
아들을 찾았습니다.
대번에 찾아냈습니다.
그렇게 말랐는데도
내 아들은 뒷꼭지만 봐도 틀림없이 찾아 낼 수 있었습니다.
아들에게 비상용으로 제 카드를 줬더랬습니다.
어느 날 새벽
미국에서 제 카드 사용 문자가 날아왔습니다.
얼마나 놀랬던지...
아들이 군에서 뭘 샀다고 전화가 와서야
아, 내 아들이 있는 곳은 한국령이 아니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거기는 집으로 뭘 부치려면 해외우편을 사용해야 한다더군요.
오늘은
50사단 신병예배에 오카리나 연주를 갔더랬습니다.
우리는 모두들 몇 년 전에 왔더라면 아들 생각에 눈물을 흘렸을 거라고
옛 이야기를 하며 웃었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데
아,글쎄 어느 녀석이
'집사님!'
하고 부르는 거예요.
설마 나를?
근데 저를 부르는 소리였어요.
우리교회 중등부때 제가 가르쳤던 제자녀석이었어요.
무심결에 찍은 사진이었는데
집에 와서보니 맨 오른쪽에 그녀석이 찍혔네요.
이제는 어디에라도 제 제자녀석들이 깔려 있을 것 같아요.
ROK ARMY
그들은 KATUSA 보다 더 힘든 군생활을 하지요.
왜냐하면 그들은 주인이니까요.
Republic of Korea의...
'내 삶속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절대 감이 아니라고... (0) | 2012.12.04 |
---|---|
순교자의 삶 (0) | 2012.12.03 |
sound of silence (0) | 2012.12.01 |
바람에 몹시도 흔들리더이다. (0) | 2012.12.01 |
강가에서 (0) | 2012.12.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