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8개월...
평생 보통 사람이 겪어보지도 못할 일을 겪어오면서도
변치 않았던 사랑이라면
58년 아니라 580년이라도 변치 않을 사랑일 것이다.
가끔씩 네 눈망울에 어른거리는 물방울을
너 몰래 잡아냈다. 조금 떨리긴 했지만.
5년 8개월을 만나는 동안 한 번도 화를 낸 적이 없었다고.
그건 네 엄마를 닮았구나.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여고시절부터 지금까지 네 엄마와 같이 지내왔어도
한 번도 화를 낸 것을 본 적이 없네.
밝고 행복해하는 결혼식에 더 깊은 애잔함이 내 마음을 적시는 것은
그 모든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아직도 어린 너희 두 사람이
변치않고 묵묵히 오늘을 향해 걸어온 깊은 속내를 다 알기 때문이다.
네가 네 아버지를 묻고 마지막 절을 하며
통곡을 하던 그 날이 생각난다.
나는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그렇게 눈물로 말하는 사랑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의 사랑이 변치 않음은
자신의 유익만을 구치 않았다는 증거지.
5년 8개월을 한 번도 화내지 않았다는 것은
무례히 행치 않았다는 증거지.
너희의 사랑은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뎌낸
하나님 가르쳐 주신 사랑을 잘 실천해서 얻은 사랑이기에
더욱 축복 받고 행복할 것을 믿는다.
서울의 그 추위도 너희 사랑에 다 녹아 버린 것을 보면
그건 확실해, 그지?
나는 오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결혼식을 보고 왔다.
너무나 대견하고 너무나 기특한데
나는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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