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집에 가기 위해 기차를 탔다.
아들 집...
정말 생소한 단어다.
이제 정말 아들이 한 가정의 가장이 되는구나.
자리를 잡고 기차가 떠나는데
어~~ 이상하다.
문디~~
남편이 역방향을 끊었다.
아~~~
난 역방향 멀미나서 못 타는데...
블라인드를 내리고
의자 깊숙히 등을 꼬부리고 앉아
책을 폈다.
커피 파는 아저씨가 지나가는데
살까말까 망설이다
그냥 책을 읽는데 올인했다.
누군가가 커피를 샀나보다.
온 객실에 커피향이 가득하다.
마시는 것보다 그 향을 맡아보는 것이 이렇게나 기분 좋은 일이구나.
난 늘 마시는 커피만 즐겼지
그 향을 이렇게 즐겨보지는 않았다.
커피향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
마시는데 반은 정신이 팔려서 향에 감각을 다 할애할 수 없었기 때문이리라.
커피향과 함께 밀려드는 행복감.
나누고 싶은 행복감이었다.
아주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차여행의 묘미...
서울역에 내릴 때까지
잠시 스쳤던 그 커피향으로 아늑하고 낭만적인 여행의 즐거움에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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