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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속의 이야기

투명인간

by 까탈스러운 장미 2012. 10. 9.

 

 

 

 

 

 

 

 

 

 

 


 

 

 

 

 

 

 

종이 치고 교실로 들어선다.

교단이 없어진지는 이미 기억속에서조차도 사라질만큼 오래 전의 일이다.

교단에 올라서는 일은 없다.

그래서

나는 11cm가 넘는 실내화를 사서 신고 다닌다.

 

 

 

 

 

차려, 경례?

나는 그 반의 실장이 누군지조차도 아직 모른다.

그런 존경심의 표현 사라진지 오래다.

 

 

 

 

 

 

 

나는 오늘 가르칠 내용을 열심히 설명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저희들끼리 이야기하기에 바쁘다.

 

 

 

 

 

아이들에게는 내가 보이지 않는가보다.

 

 

 

 

 

 

 

 

수업을 마치고 복도를 지나간다.

저기 내가 가르치는 아이가 다가 온다.

 

 

 

 

 

나는 웃으며 그 아이의 인사에 답례를 할 준비를 한다.

하지만

그 아이는 그냥 스쳐지나간다.

나와 눈이 마주쳤는데...

 

 

 

 

 

 

그 아이에게는 내가 보이지 않는가보다.

 

 

 

 

 

 

 

 

 

 

 

 

 

 

종이 치고 나는 또 수업을 들어간다.

나에게는 떠드는 아이, 자는 아이, 보이지 않는다.

교실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수업을 마치고 나는 복도를 나선다.

내 눈에는 눈을 마주치고 지나가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나는 아이들에게,

아이들은 나에게

우리는 서로에게 투명인간이 되어

그렇게 스치며 살아가야 하나?

 

 

 

 

 

 

 

나는 투명인간조차도 눈에 보이니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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