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부산 큰집에서 차례 지내고
대구 도착해서 엄마한테 갔다.
문을 열어주는 동생은 완전히 비몽사몽이다.
27시간째 잠을 안 주무신다고...
엄마가 사는 세상은
나와 같은 차원의 세상은 아니다.
저 넓은 갯벌에 한 마리 새처럼
어디를 어떻게 다니고 계신지 아무도 아는 사람은 없다.
내가 아는 엄마의 아주 작은 부분의 세상엔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첫째딸의 이름과 그 처음 사랑이 새겨져 있다는 것...
좀 더 가까이 엄마의 세상을 보려하면
엄마는 돌아가신지 20년도 더 된 아빠를 찾으신다.
보고싶다 말은 못하고
그냥 너무나 고마운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엄마가 사는 세상에선
30년도 더 오래 전에 돌아가신 엄마의 엄마와
사과 한 알을 나누어 드시고 정담을 나누는 이야기를 하신다.
엄마는
내가 보지 못하는 사람을 보고
내가 듣지 못하는 목소리와 대화를 나누신다.
오늘도 엄마에게는 첫째딸의 이름은 지워지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이라는 소리는 못 듣고 왔다.
우씨~~
더 예쁜 딸이 생긴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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