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직도 방학을 하지 않았어요.
항상 어떤 상황이든 양면성이 있지요.
추운 겨울에 어두운 새벽에 출근하고 캄캄한 밤에 퇴근하는 것은 좋을리 없지만
크리스마스이브를 그야말로 아이들과 파티를 하며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신나는 일이지요.
아이들은 몰라요.
제가 이렇게 좋아하는 줄은요.ㅎㅎㅎ
우리 반 아이들이 칠판에 크리스마스카드를 그렸어요.
흠... 저 위에 우유 먹지 않은 녀석들 번호가 있군요.
26, 9, 15, 20, 마지막 한 녀석은 잘 안 보이네요.
아무튼 요놈들은 월요일에 주거쓰~~~~
크리스마스트리 위에는 별 대신 누군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사진을 붙여놨군요.
저는 저녀석이 누군지 몰라요. 아무튼 남자아이니 다행이지요. ㅎㅎㅎ
피자 한 판에 과자 부스러기 몇 개, 그리고 콜라, 사이다....
애들은 그것만으로도 너무 좋아했어요.
작은 것에 행복해 할 줄 아는 아이들...
파티에 앞서 배구대회가 있었지요.
우리학교 무용부 블루걸스가 나와서 축하공연도 해줬어요.
저기 선수 중엔 우리 반 녀석이 세 명이나 있어요.
막간 행사로 행운권 추첨이 있었지요.
교사들에게는 3~4장씩이 주어졌는데
저는 열심히 제 이름과 학년반을 적어넣었지요.
오~~~ 첫 번째 추첨에 3학년 4반 ***
오잉????
저였어요.
아이들이 이름을 연호하면서 열렬히 축하해주었지요.
근데 서브를 넣어서 네트를 넘어가야 선물인 케잌을 가져갈 수 있는 거였어요.
저는 겉옷을 벗어 제끼고 서브를 넣었지요.
초임때 교사 배구대회에 나간 경험이 있거든요.ㅎㅎㅎ
오~~~공은 쏜 화살처럼 날카롭게 날아가 네트에 콱 꽂혔어요.
그게 아닌데...
아무튼 이렇게 시끌벅적한 크리스마스이브는 난생처음이었어요.
아직도 평생에 처음 해보는 일이 있다니...ㅎㅎㅎ
저 아직 젊은 거 같아요. *^^*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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