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고 동기들과 저녁을 먹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입학해서 졸업까지 해 본 그 여고 말입니다.
졸업식 날
나 혼자만 그렇게도 울었던,
내 우는 모습에 옆에 짝도 덩달아 울었던 그 여고 동기들 말입니다.ㅎㅎ
치과 의사로 있는 친구와
내과 의사로 있는 친구는
낮에 모이는 동기 모임에는 잘 나오지 못해서
가끔씩 이렇게 밤에 번개를 칩니다.
이 친구들과 같이 있노라면
내 놀던 물속으로 돌아온 것같은 편안한 느낌이 듭니다.
말이 통하고 생각이 통하고
문화가 통하는
그런 편안함.
저녁은 소집한 사람이 내는 법입니다.
그건 불문률입니다.ㅎㅎㅎ
오늘은 치과 친구가 그 규례대로 밥값을 냈습니다.
그런데
다른 친구 손에 케잌이 들려 있었습니다.
아, 그 치과 친구 생일이 며칠 전이었네요.
우리는
저녁을 먹고 자리를 옮겨 까페에 가서 케잌절단식을 했습니다.
초는 하나만 켰습니다.
항상 첫 시작처럼 그렇게 시작하라구요.
무심히 찾아간 까페가 근처 교회 까페였습니다.
까페153이더군요.
그래서
친구들에게 153의 유래를 이야기해줬습니다.
베드로가 갈릴리 해변에서
밤새도록 한 마리의 고기도 못 잡았을 때
예수님이 깊은 바다에 그물을 던지라 했을 때
베드로가 말씀에 의지하여
그물을 던져 잡은 물고기가 153마리였다고.
의외로 친구들은 정말 153의 의미를 모르고 있었더군요.
모나미 153도 그 의미라고 했더니 더 놀랐어요.ㅎㅎㅎ
커피값은 제가 냈어요.
이제 며칠 있으면 백조되니까
그 후로는 너희가 나 먹여 살려야 해.
돈 벌 때 커피값은 내가 낸다.
아무도 말리는 사람은 없었어요.
그리고
굶어 죽지 않게 가끔 불러서 밥 사 준다 했어요.ㅎㅎㅎ
좋은 친구들이지요.
나에겐
지금
이 자리에
내 옆에 있는
이 친구들이 가장 소중한 친구들입니다.
'내 삶속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풍에 몸 말리고... (0) | 2012.10.27 |
---|---|
평생 지켜야 할 약속 (0) | 2012.10.27 |
아, 바보... (0) | 2012.10.25 |
어느 첫사랑 이야기 (0) | 2012.10.24 |
길 (0) | 2012.10.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