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정출을 따라 바다로 갔습니다.
잔잔한 바다보다는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를 보고 싶었는데
원대로 됐습니다.
장노출을 찍는다는데 역시나 ND필터는 없고
흉내만 내 봤습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저는요
바늘처럼 가늘게 튀어오르는 물을 얻고 싶었는데
정말 그런 물이 튀는 모습을 얻었습니다.
금방이라도 나를 삼킬 것 같이 밀려오는 파도를
겁을 내면서 보고 있으면
어딘지 모를 전율을 느끼기도 합니다.
날이 너무 추워서 뺨이 따가울 정도로 칼바람이 몰아쳤지만
그것은 오히려 어린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경기도 그 추운 산골에서 하얗게 내린 서리를 밟으며 등교하노라면
뺨은 날카로운 바늘에 찔리는 것 같은 아픔이 쨍하게 스치고 지나가지요.
하지만 이 남쪽나라로 내려오고는 그 흔하던 서리도 못 보고
뺨을 찌르는 추위도 없었지요.
어제는 그 따끔한 추위에 길게 숨을 들이키며
내 어린시절의 추억을 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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