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제주 한라산을 오르고 있었지요.
어느 여자분이 휴대폰 사진을 내밀며
공룡바위가 어디 있는지 아느냐고 묻더군요.
한라산에 공룡바위라니?
혹시 이분이 뭘 잘못 알고 온 것 아닌가?
그러면서 휴대폰 사진을 보니 틀림없이 한라산이었습니다.
우리 일행은 꽃만 찾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결국은 도움이 되어 드리지 못했습니다.
한라산 영실까지 올랐다가 하산하는 길에
바로 그분이 물었던 그 자리를 지나치게 됐습니다.
일행 중 한 분이 소리쳤습니다.
아, 공룡바위다.
올라 갈 때 그 자리에서 우리랑 그 여자분이랑
열심히 찾아도 안 보였던 그 공룡바위가 바로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올라갈 때의 각도와 내려올 때의 그 미세한 각도 차이로
그 공룡바위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았다가 보였다가...
내가 무얼 확실히 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똑 같은 것을 본다하더라도
우리는 똑 같은 것을 보는 것이 아닙니다.
아주 미세한 각도의 차이가 있기에 비슷한 것은 볼지언정
똑 같은 것을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서...
내가 아는 진실이 모두의 진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도 아무를 객관적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내가 할 일은
묵묵히 그냥 내 자리에서 나의 길을 가는 거지요. ㅎ
'내 삶속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비바람 몰아치던 날 (0) | 2017.01.12 |
---|---|
진실은 어설프다 (0) | 2017.01.11 |
2017년 첫 출사는 동박새와 함께 (0) | 2017.01.03 |
새해가 밝았습니다. (0) | 2017.01.01 |
I understand (0) | 2016.12.3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