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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속의 이야기

나는 상자 속의 양을 볼 수 있을까?

by 까탈스러운 장미 2018. 1. 14.








어린 왕자를 다시 읽는다.

원서로, 아니, 원서는 프랑스어니까 원서는 아니다.

영어로 읽고 있다. 

물론 옆에는 한글판을 놓고 내 해석이 맞는지 비교하면서...

아무래도 정말 지독히 심심한가보다.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오늘 읽은 마지막 부분이 자꾸 머리에 맴돈다.

쌩떽쥐뻬리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불행히도 상자속의 양은 꿰뚫어보지는 못한다.

나도 약간은 어른처럼 생겨먹은 모양이다.



*

*

*





어린 왕자를 읽었어도 오래 전이라 잊어버린 분들을 위해서 

상황을 약간 설명하자면




비행기 고장으로 사막에 불시착한 쌩떽쥐뻬리에게 

어린 왕자가 나타나서 다짜고짜 

아저씨, 나 양 한 마리만 그려줘, 라고 조른다.





성화에 못이겨 처음 그려준 양은 병이 들었다고 퇴짜를 맞는다.

다시 그려준 양은 ㅎㅎㅎ

숫양을 그려줘서 퇴짜다.

세 번째 그려준 양은 너무 늙어서

오래 살 수 있는 양을 원하는 어린 왕자에게 또 퇴짜를 맞는다. 




할 수 없이 그는 상자 한 개를 그려 툭 던져주지만

어린 왕자는 그 속에 양을 흡족해 하고 양이 잠이 들었다고 말한다. 




나는 상자 속의 양을 볼 수 있을까? 

 

[양을 그려 달라고 하면

양만 그리는 사람들.

나는 상자속의 양이 보여.

차라리 안 보였으면 좋겠어.]



몇 해 전 내가 쓴 글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나는 양을 보았었구나.

그런데 지금은 안 보여...

어른이 되어버린 걸까?



다시금 양을 볼 수 있도록 나는 좀 더 어려져야겠다.





어린 왕자....

오늘도 나는 너를 만나서 내가 지금 양을 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

너를 더 만나면 다시 양이 보이겠지.

너를 너무 오래 만나지 못했구나.

오늘은 너를 생각하며 잠 들 수 있어서 아마도 양이 보일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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