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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속의 이야기

고갈

by 까탈스러운 장미 2018. 11. 6.









내가 잘못했나?

난 요즘 혼란스럽다.




내 수업시간에 당당하게 다른 과목 숙제를 하고 있는 아이에게

아주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그거 넣고, 공부하자...



옛날 같으면 다른 과목 숙제 확 찢어버리며

콱 무릎 꿇고 앉으라고 했을 텐데



지금은 뭔 선생이 더 미안한 자세로 곱게 타이른다.

내, 참...




그래도 더 기가 막힌 것은

그놈은 왜 저는 둘 다 할 수 있는데 제 능력을 무시하고

자기를 맘대로 평가하느냐고 눈을 아래위로 훑어내리며 부라린다.



뭔 말이 필요하리...

미련한 자를 가르치려 하지 말라고 잠언에 나와 있더라.

나도 이제는 기대와 인내라는 것이 다 고갈 됐다.



그렇게 살아라...

네 인생인데

혹 살다 보면 운이 좋아 잘못이 깨달아진다면

그건 행운이고..



내 시간에 내 과목 공부하라는 내가 잘못 한 건가?

요즘은 그게 대세인지..

나는 그렇게 못 살아 봐서 모르겠다...




내가 다시는 교단에 서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건만

그새 잊어버리고

잠시 아이들이 그리웠던 내가 잘못이지...



꼭 다문 수박풀처럼

마음의 문이 꼭꼭 닫히고

완전히 비틀어 빗장을 건다.




오늘은 반쪽밖에 못 담았던 나머지 반쪽 별궤적이 그립다.

캄캄한 산꼭대기엔 아마도 담기지 못한 별들이 반짝이고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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