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숙소 밖을 내다 보니
까마귀 한 마리가 양철 지붕 위에 앉아 있더군요.
찍을 것이 없어서 카메라를 들이댔더니
그냥 까마귀가 아니더군요.
부리가 붉은 색이었어요.
내가 만약 이름을 붙인다면 붉은부리까마귀라고 붙이겠다 싶어
찾아 보니 역시나 붉은부리까마귀였습니다.
저의 카메라는 새를 찍는데 적합한 카메라가 아니라
AI SERVO로 한다 해도 동체를 추적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멋진 장면도 초점은 흔들리고 맙니다. 에구...
멀리 까치도 날더군요.
어린 시절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해서
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까치를 좋은 새라고 생각했더랬습니다.
그러나...
이 새가 맹금류를 괴롭히고
새끼들을 잔인하게 쪼아 죽이는 것을 보고는
만정이 다 떨어졌습니다.
물론 이 아이들의 생존 전략이고
당연한 생존경쟁이지만
그래도 정이 떨어진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찍다 보니 이상하게 얘들은 초점이 쓸만하게 맞았네요. ㅎ
붉은부리까마귀 두 마리가 날아왔습니다.
이번에는 그런대로 초점이 맞았네요.
멀리 황오리 한 마리가 꽥꽥 울면서 날아가더군요.
얘들은 날면서 소리를 내기 때문에 찾아 찍기는 좋습니다.
세상에나
우리 차량 위에 딱새 수컷 한 마리가 앉아 있었습니다.
집에서 보던 딱새를 멀리 남의 나라에서 보니 얼마나 반갑던지.
이 아이는 사막딱새 속인데 제가 초점이 안 맞아도 기어이 올리는 이유는
이 아이가 나는 모습을 찍기 무지 어려워서입니다.
게르 지붕에 자주 와서 앉았습니다.
아마도 이 아이는 수컷인 것 같아요.
암컷보다 살짝 색이 들어가 있거든요.
뭔가 날아가는 것이 있어 찍었는데
도무지 뭔지 모르겠습니다.
붉은부리까마귀가 풀밭에 앉았더군요.
나는 모습을 찍을 수 있었답니다.
이 아이 역시 사막딱새 속의 아이인데
운 좋게 날아가는 모습을 찍기는 했습니다.
초점은 눈 감아주세요.
근데 이 아이는 사막딱새 속의 그 아이인 줄 알았는데
부리랑 날개를 보니 다른 아이인 것 같네요.
그리고는 출발할 때까지
이 아이와 놀았습니다.
가끔 긴꼬리다람쥐라고도 하고 뭐 다른 이름으로도 올라오던데
아무튼 이 아이도 찍었습니다.
마못보다는 조금 작은 듯해서 마못은 아닌 것 같고요.
저 멀리 바위 위에 새 한 마리가 보였습니다.
찍어서 당겨보니 사막딱새 속의 그 아이더군요.
붉은부리까마귀 무리가 날아가기에 따라가 봤더니
앞에 한 마리는 이상한 녀석이더라구요.
나중에 알았지만 이 아이는 갈까마귀입니다.
출발해서 490km를 달려야 합니다.
서울서 부산까지의 거리보다 조금 더 먼 거리지요.
몽골은 길이 좋지 않아서 기껏해야 시속 40~50km 정도로 달리는 것도 양호한 편입니다.
그러니 하루 종일 달려야 합니다.
중간에 점심 먹고 나오는데 리더가 꽃 찍으라 하시더군요.
우리나라에서 몇 군데에서 볼 수 있는 흰꽃광대나물이었습니다.
먼지를 흠뻑 뒤집어 쓰고 있더군요.
한 장 찍고 멀고 먼 숙소로 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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