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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캡틴! 나의 캡틴

Beyond the blue horizon

by 까탈스러운 장미 2023. 8. 12.

 

 

우리 반에 ADHD 판정을 받은 녀석이 있어요.

그런데 거의 자폐에 가깝더군요.

 

 

며칠 전엔 반 아이들에게 주위에 쓰레기를주워 쓰레기통에 버리라고 했어요.

학기 초니까 전달 사항이 많아 이것, 저것 정리하다가

고개를 들어 보니이녀석이 안 보이는 거예요.

놀래서 어디갔냐고 찾으니까 아이들이 책상 밑에 있데요.

 

 

 

쫓아가서 보니까 손바닥으로 교실바닥의 먼지를 깨끗이 닦고 있었어요.

그날 처음으로 저는 그 녀석의 눈을 깊이 쳐다보면서

아이의 차거워진 손을 잡으며 말했어요.

"정말 깨끗이 잘 치웠구나.선생님 말을 잘 들어주서 고마워. 이제 손 씻자."

 

 

 

푸른 수평선 저 멀리엔 무엇이 있는지 저는 몰라요.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 보이는 것만 겨우 알 뿐이지요.

 

 

 

저는 이 아이의 알 수 없는 저 먼 사고의 수평선 너머에도 무엇이 있는지는 몰라요.

하지만 그들만의 세계가 있겠지요.

내가 볼 수 없는 다른 곳을 그들이 보고 있을 뿐이지요.

 

 

 

몇 년 전 봤던 영화 'Rainman'이 생각났어요.

더스틴 호프만의 연기는 그보다 더 잘 한 연기는 아직껏 보지 못했을 정도로 좋았어요.

 

 

 

그 영화를 보고 저는 그들이 우리와 다른 세계에 있을 뿐이지 장애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지요.

그리고 그들과는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것도...

 

2011년 3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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