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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캡틴! 나의 캡틴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by 까탈스러운 장미 2023. 8. 13.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시(詩)의 가슴에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머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0교시 자습시간에 아이들이 푸는 프린트를들여다 보니

김영랑의 시가 지문으로 나왔습니다.

 

중학교 1학년에 이렇게 정서적인 시를 배우는데

우리 아이들은 오늘도 유리창을 깨고

아무 이유없이 지나가는 친구의 뺨을 때려

교무실로 불려와서 야단을 맞습니다.

그것이 인사라네요.

그리고 그냥 재미있어서 해 본 거랍니다.

 

 

 

우리 때도 김영랑의 시를 배웠죠.

그리고 시를 외우는 것을 멋으로 알았었죠.

요즘 아이들은 시를 외우지 않아요.

시를 배울 뿐이죠.

 

햇발의 속삭임이 들릴까요?

샘물의 웃음이 보일까요?

하루에 하늘은 몇 번이나 쳐다볼까요?

가엾은 아이들...

 

 

 

 

2011년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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