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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캡틴! 나의 캡틴

아이들도 배울까요?

by 까탈스러운 장미 2023. 8. 14.

 

 

 

 

끝없는 사랑 /코요테

 

 

 

 

2교시 수업시간이었어요.갑자기 한 녀석이 기겁을 하며 의자를 옆으로 빼는 거예요.

 

 

뭔 일인가 보니옆에 짝이 오줌을 쌌어요.

 

 

요즘은 특수반 아이들도 몇 시간은 교실에 들어와 수업을 하는데그 녀석이 그만 실수를 한 거였어요.

 

 

 

중학교 1학년짜리 여자아이가짝이 오줌을 쌌다면 당연히 기겁을 하겠지요.

 

 

그래서 저는 뒤에 가서 걸레를 갖고 와서의자랑 교실 바닥의 오줌을 닦았지요.

 

 

 

그런데머리 위로 감당 못할 정적이 저를 눌렀어요.

 

어색함을 참지 못하겠기에이놈들 오줌 쌌다고 놀리면 죽는다, 그렇게 으름장을 놓았어요.

 

 

 

짐짓 모른 척 했지만저는 너무 부끄러웠어요.

 

 

아이들이 이런 상황에 감동어린 눈빛으로 저를 보는 것이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이라너무 당황스러웠어요.

 

 

 

요즘 아이들도 감동을 받는구나.저는 오히려 그런 아이들에게 감동을 받았어요.

 

 

 

맨 날 물으면 대답도 안 한다고좀비 같다고 놀렸는데이녀석들이 오늘은 질문할 때마다얼마나 크게 대답을 하는지다른 교실에 수업 방해가 될까봐 걱정이 되더라니까요.

 

 

 

저는 그냥 보고 배운대로 했을 뿐이에요.우리 교회 권사님이 속이 안 좋아 아이가 다 토한 것을맨 손으로 치우더라구요.

 

 

 

아이들도 배울까요?나중에 좀 더 커서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의 실수를말 없이 덮어주는 마음을...

 

 

 

2011년 4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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