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듯 비오고 난 뒤에 깽깽이풀이 꽃잎이 다 졌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급하게 산에 올라갔지요.
해가 거의 지려는 시각.
지는 해를 따라다니며 꼴깍꼴깍 넘어가게 깽깽이를 담았어요.
해가 넘어간 게 아니라 제 숨이 넘어갈 뻔 했어요.ㅎㅎㅎ
작년보다 많이 줄었어요.
저도 줄게 한 범인 중의 한 사람이에요.
제 발밑에서 많은 깽깽이가 밟혀 죽었을 거예요.
온 몸에 진흙을 묻히고 산을 내려오면서
미안했어요.
그래도 보고싶은데 어떡하나요...
더 오랜 시간이 지나면
정말로 이 아이를 사랑하기에 먼 발치에서만 보고 내려오겠지요.
아직은 내 욕심이 사랑을 가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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