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산에서 안개속을 헤매었던 그날요,
저는 모처럼 차를 얻었는데 그냥 오기 아까워서
돌담마을에 왕과를 찾으러 가기로 작정을 했지요.
제가 자주 가는 까페에도 왕과가 올라왔는데
이제쯤 만개했을 거라는 생각에 마을을 힘차게 돌아다녔어요.
그런데...
아무리 샅샅이 뒤지고 다녀도 돌담 위에 소복히 피어있는
노란 왕과를 볼 수가 없었어요.
저는 온몸이 땀에 흠뻑 젖어 그냥은 돌아가기엔 너무나 억울해서
아는 분에게 왕과잎 같아보이는 것을 사진 찍어 보냈어요.
돌아온 답은
그건 담쟁이덩굴
그럴 것 같았어요.
또 한 장의 사진을 보냈어요.
역시나 돌아온 답은
그건 호박
아, 호박은 아는데 왕과가 호박꽃 비슷하게 생겨서리 혹시나 해서...
결국은 뜨거운 지열에 푹 삶겨서
철수하고 말았어요.
그리고 딱 일주일 후
재도전을 했지요.
남의 집 마당안으로 들어가야만 있는 것을
담장 밖만 돌았으니...
모기에게 헌혈 많이 했지만
그래도 찍었어요.ㅎㅎㅎㅎㅎ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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