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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캡틴! 나의 캡틴

J.H.K

by 까탈스러운 장미 2023. 8. 17.

 

 

 


 

올해는 또 스승의 날 행사를 하라더군요.

그래서 일요일이 스승의 날인 관계로 지난 12일에 스승의 날 행사를 했습니다.

 

 

첫째시간은 선생님에게 편지쓰기.

 

저는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선생님은 마음에도 없는 편지 받고 싶지 않거든.

너희들도 그럴 거야.

마음에서 우러나서 쓸 사람은 쓰고할 말 없는 사람은 백지를 내도 돼."

 

 

 

한 명 빼고 다 써서 냈습니다.

그 한 명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 아이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ㅎㅎ

 

 

 

아이들의 편지를 읽는데

접어서 낸 편지 겉에 J.H.K라고 적혀 있는 게 아닙니까?

아니, 제 이니셜이 J.H.K거든요.

 

 

 

가만히 보니

우리 반에 제일 까불이 정홍경이라는 녀석의 이니셜이 저와 똑 같았습니다.ㅎㅎㅎ

 

 

 

저는 종례시간에 들어가서

칠판에 J.H.K를 썼습니다.

그리고 "정홍경 일어서." 그랬지요.

 

 

녀석이 아주 쫄아서 일어섰습니다.

그녀석은 벌청소는 도맡아 놓고 하는 녀석이고

사건사고에 줄줄이 꿰이는 녀석이니 쫄 수밖에요.

 

 

 

저는 "이녀석이 건방지게 쌤하고 이니셜이 똑 같아."그랬지요.

 

 

아이들이 속으로 제 이름을 중얼거리는 것 같았어요.

그러더니 일제히 함성이 터졌어요.

"와~~~맞네."

 

 

 

그래서 제가 그랬죠.

"정홍경, 앞으로 선생님 이니셜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공부한다."

 

 

 

그녀석은 순간 얼굴이 환해 지면서

완전히 차려 자세로 "네, 알겠습니다."그러더군요.

 

 

 

아~~ 이녀석이 우리반 거의 꼴찌인데

정말 자랑스런 J.H.K 가 돼 줄까요? ㅎㅎㅎ

 

 

 

아이들이 스승의 노래를 불러주더군요.

저는 손사레를 쳤습니다.

아이들에게 그 노래 듣기에는 아직은 너무 부족한 선생이라서...

 

 

 

 

2011년 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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