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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캡틴! 나의 캡틴

사랑은 사람도 날게 한다.

by 까탈스러운 장미 2023. 8. 15.

 

 

우리 반에 또 한 놈의 말썽꾸러기가 있습니다.

녀석은 참 영민한 녀석인데

수업태도가 몹시 산만합니다.

 

 

저는 그것이 자칫 자만심으로 굳어질까봐 걱정이 됐습니다.

 

교무실에 불려오는 횟수가 늘어나고

결국에는 돋보기로 태양열을 모아 불장난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 무리들 모두 A4용지에

'불장난은 모든 사람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다시는 불장난을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써서

노는 시간마다 교무실 앞에 들고 서 있게 했습니다.

 

 

 

그래도 도무지 반성하는 기미는 없고

수업시간에는 여전히 산만했습니다.

출퇴근 시간에는 그녀석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온통 그 생각으로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렇지요. 이녀석은 아직 어린아이입니다.

수업시간에 볼펜으로 비행기 날리는 상상을 하고

피곤하면 때에 상관없이 자야하는

아직 어린아이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종례를 마치고 아이를 불렀습니다.

"쌤이 자주 너를 야단쳐서

혹시 네가 '정말 나는 문제가 많은 사람인가? "그렇게 생각할까봐 겁난다.

그렇지는 않아.

차차로 더 잘 할 수 있지?

호민아, 사랑해."

 

 

 

퇴근길에 막 신발을 바꿔신고 집으로 가는 그녀석을 봤습니다.

 

 

한 손엔 신발주머니를 들고양팔을 비행기날개처럼 펴고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저도 마음이 홀가분 한 게 날 것 같았습니다.

사랑은 사람도 날게 하는 군요.ㅎㅎ

 

 

 

 

 

2011년 4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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