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드렸다시피 지난 토요일엔
잠시 서울나들이를 했습니다.
시집 오기 전까지는 본적이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동이었으니
어릴 때 학교에서 본적 조사를 할 때는
혼자 뻘쭘하게 서울에 손을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ㅎ
대구에 살면서도 시내는 안 나가본지 수십년은 됐을 겁니다.
그런 제가요 서울 한강을 내려다 보는 후배의 집에 가려니
얼마나 큰 마음을 먹었겠습니까?
아주 길이 막혀 추석 귀성길 저리가라였습니다.
6시간 운전에
6시 약속이었는데 7시 좀 지나 마포대교를 바라보는데
그 야경이 대구에서 보는 야경은 댈 것이 아니었지요.
저는 저도 모르게 야~~~ 하고 탄성을 질렀습니다
그것이 저의 첫 번째 촌놈인 증거가 됐습니다.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아니, 아파트 들어가는 입구가 어디냐고요?
마침 아들이 엄마가 잘 도착했나 전화를 했습니다.
저는 아들아, 너는 이런 아파트 살지 마라.
엄마 너 못 찾아간다.
주차장이 하도 넓어서 들어가는 입구를 아직도 못찾았어.
이것이 저의 두 번째 촌놈인 증거입니다.
마침 배달 온 오토바이를 탄 배달원에게 들어가는 입구를 물어서 겨우 들어갔습니다.
40층에서 내려다 보는 한강의 야경은
그야말로 유람선이 떠 가고 한강변은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우리 집에서 보름 달을 보려면 새벽 12시가 넘어야
서쪽으로 넘어오는 보름달을 보는데
여기는 마포대교 위로 둥실 떠오른 보름달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반도 열리지 않는 창문으로 야경을 찍으며
아래를 내려다 보니 정말 어지러워서 멀미가 나려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촌놈인 세 번째 증거입니다.
이렇게 높은 아파트엔 처음 와 봤거든요. ㅎㅎㅎㅎㅎㅎ
그날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과
좋은 음식과 휘황한 도심의 야경속에
가을이 사각사각 익어가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제 꽃을 기다리는 날이 하루 줄었습니다.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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