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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몽골 기행(2019)

아르항가이 쳉헤르 온천에서

by 까탈스러운 장미 2019. 8. 15.





우리는 아르항가이 쳉헤르 온천을 가면서

서로 고민을 했습니다.

수영복을 안 갖고 왔으니 무얼 입고 들어가나...












왜 너무나 깊이 고민한 것이 쓸데 없는 고민으로 끝났을 때의 그 허탈함을 아시는지요?

바로 그랬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잘 몰랐습니다.

꽃을 앞에 두고 무슨 온천욕을...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비가 부슬부슬 왔지요.











우리는 비옷 입고 우산을 챙겨들고 들판으로 나갔지만

몽골 사람들은 웬만한 비는 걍 맞고 다니더구만요.












설명이 필요없는 꽃들이지요?

큰솔나리, 구름국화...













저기에 숨어있는 꽃들을 찾아 세느니 

아마도 빗방울을 세는 것이 낫지 않을까...ㅎㅎㅎ

























조선바람꽃은 역시나 여기도 군락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가는잎잔대가 도라지꽃 종류인가?

몽골도라지라고 할까 했었답니다.

























































역시나 꽃고비도 많이 있고.












저 분홍색의 꽃은 서양톱풀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늘 보는 꽃이라 해도 이렇게 아름다운 꽃밭을 이루고 있으니

또 봐도 지겹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말똥 옆에 세상에나 구름송이풀 흰꽃이 있지 뭡니까?












뭐, 그게 대숩니까?ㅎㅎㅎㅎㅎ











그래도 약간...ㅎㅎㅎ













여기는 아주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습지입니다.

볼록하게 올라온 부분을 골라 밟으며 꽃을 찍어야 했지요.

저는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잘 다녔어요. 흠흠...












이제부터는 생각지도 않던 꽃들이

피어 있어서 얼마나 신났는지 모릅니다.

나도씨눈난초가 여기도 있더라구요.













주위에 상당히 많이 있었는데

자꾸 새로운 녀석들이 나와서 길게 찍지 못했습니다.






















범꼬리 종류도 몇 가지 있었습니다.












아유~~~ 근데

좁쌀 만한 녀석이 풀섶에 줄줄이 앉아 있는 겁니다.

저는 큰산좁쌀풀 같아 보였는데

털좁쌀풀이라고 하더군요.




 







왜 좁쌀풀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이 사진을 보시니 이해가 되시지요?

좁쌀만해요.













그 작은 녀석을 풍경버전으로 찍었습니다.













이쯤 찍고 있는데

리더의 검은낭아초다, 라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우와~~~~~

저는 백두에서 이녀석이 봉오리가 조금 입을 열고 있는 것만 봤거든요.

입김을 불어넣으면서 좀 더 피어 봐라 그랬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검은낭아초를 만나다니요.















이 모습을 보면 확실히 이 아이가 장미과라는 것을 알겠지요?

참 예쁜 아이입니다.











붉게 넓게 펼쳐져 있는 것은 꽃받침이고

꽃잎은 자세히 보면 꽃받침 사이에 조그마하게 빨갛게 있습니다.
















멀리 구름을 보세요.

심상치 않지요?











맞아요.

심상치 않은 예감은 적중해서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습니다.












좀 더 멀리 가보려던 계획을 접고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온천에 왔으니 온천물에 샤워는 해야지요?














샤워를 하다가 저는 왼쪽 제 엄지 발가락을 보고

기절할 뻔 했습니다.

내 발가락 아닌 줄 알았어요.











새끼발가락이 감히 엄지발가락보다 더 굵어져 있고

색깔은 시커맸습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피멍에 물집에...












어쩐지 아프더라...












저는 절뚝거리며 숙소로 들어가

룸메이트에게 발가락을 내밀며 이렇게나 물집이 생겼다고 했더니

따야 한데요...












그러면서 아니, 여행을 오면서 눈썹도 떼고 간다는데

바늘은 왜 들고 왔냐고요...

바늘을 들고 이리 와!!! 그러더라구요.













그 카리스마에 눌려 저는 군소리도 못하고 가긴 했는데

그래도 어찌 모면해 보려고

바늘 소독도 안해서 파상풍 걸리는 것보다 아픈 게 낫다고...

그러는 순간 푹 찔렀어요....













오~~~ 하나도 안 아프더군요.

그래서 들여다 보니 아직 물집이 하나 남았어요.

그건 왜 안 따냐고 뭐라 했지요. ㅎㅎㅎㅎㅎ













그 덕에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통증은 가라앉고

피멍은 뭐 한참 남아 있었지요.












그래서 남은 기행을 발가락 안 아프고 다닐 수 있었습니다.











근데 정말 얼마나 걸었으면 피멍에 물집까지 생겼겠습니까?

저는 평생에 처음 이런 일을 겪어 봤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정말 예쁜 검은낭아초지요?

전에도 말했지만

낭아초와 좀낭아초, 검은낭아초는 전혀 다르게 생겼습니다.













저 멀리 제가 지나온 꽃밭을 바라보며 서 있는 검은낭아초 하나

이렇게 넓은 꽃밭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얼마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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