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안 오는 것 같다.
갑자기 마를리네 디트리히가 불렀던 릴리 마를렌이 생각났다.
내 기억으로는
무슨 영화인지는 모르겠는데
마를리네 디트리히가 피아노 위에 비스듬히 누워 이 노래를 불렀던 것 같다.
그녀의 허스키한 목소리와 그 시대에 최고의 각선미라는 망사 스타킹을 신은
다리를 꼬고 무표정한 얼굴로 불렀던 이 노래가 왜 갑자기 생각나는 걸까?
아마도 구멍 뚫린 내 기억의 편린을 매꾸기 위한 궁여지책인지도 모르겠다.
내 머릿속은 잃어버린 기억으로 구멍이 숭숭 뚫린 것만 같다.
그 멍뚫린 구멍을 터무니 없는 떠오르는 기억으로 땜질하려는 얇팍한 술수...
아니면 몇 년 전이라는 숫자로는 비교도 안 될
더 먼 몇 십년이라는 단위로 계산해야 하는 먼 기억들이 그리워서인지도 모르겠다.
어느 여름 날
명화극장에서 봤던
2차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만든 이 영화가
전쟁영화인데도 왜 그리 낭만적으로 기억되어있는지.
오랜만에 허리 세우고 앉아 자판을 치니
이렇게도 이야기가 하고싶은가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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