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를 처음 만났던 때는
보현산에서 꽃들과 놀다 해질녘에 내려오면서
할미꽃을 찾던 무덤가에 갔더니
온통 무덤이 조개나물로 덮여 있었지요.
나무사이로 보케가 생기면서
저는 또 거기서 해지는 줄도 모르고 놀았지요.
여기는 그렇게 개체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연못이나 하늘배경이 좋았습니다.
지금만 같아도 이렇게 경치가 좋은 곳의 조개나물을
이렇게 담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ㅎㅎ
조금씩 구도를 보는 눈이 뜨인다는 거지요.
그래도 기대는 하지 마세요.
거기가 거기지요.ㅎㅎㅎ
저 위로는 봄비가 온다는군요.
이곳도 금방이라도 봄비가 내릴 것 같은 기세입니다.
아직은 추워서 눈이 오려나요?
설중 복수초를 찍는 사람들은 신이 나겠습니다.
저는 가슴이 저리던데요.
그래도
설중 야생화를 만나면 저도 신이 나서 찍을 겁니다.
사람이라 가지는 이중성이겠지요.
이런 감정은 사람을 참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몽골에 갔을 때
양을 잡는 모습을 보면서
무섭기도 하고 잔인하기도 하다고 얼굴을 뭐 같이 찡그리면서도
그 과정을 다 찍었더랬으니까요.
그런데 그 파일이 몽땅 어디로 갔는지 몰라서 결국은 못 찾았습니다.
무섭고 잔인하다고 느끼는 감정도 사실이었고
그것을 찍고 싶은 감정도 사실이었으니
그것... 참...
오늘은 하루종일 사람 얼굴 하나 못 보고 지나고 있으니
여기서 이렇게 말이 많아지나봅니다.ㅎㅎㅎ
좋은 주말 보내세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