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국민학교1학년이나 2학년쯤 됐을 때의 이야깁니다.
엄마 아빠랑 의정부에 사는 어느 부모님 친구집에 놀러갔습니다.
그 집 아주머니는 참 친절해서 색종이 놀이를 많이 가르쳐 줬습니다.
색종이를 접어서 자르니까 그물바구니 같은 것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바구니에 과자를 담아주었지요.
그런 저런 색종이로 만들기를 많이 배웠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아주머니의 아기는 아주 어려서 포대기에 안고
놀이터에 그네를 타러 갔습니다.
근데 그 그네가 우리가 보던 늘어뜨린 두 줄에 나무 판대기 하나 붙어 있는 것이 아니고
벤치처럼 만들어져서 여러 명이 앉을 수 있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아줌마가 흔들흔들 그네를 태워주는데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누군가가 아줌마를 부르러 왔습니다.
그때 아줌마 대답이
"조금만 있다가 갈 게"였습니다.
아직 시간 개념이 잘 없던 때라
'조금만' 이라는 시간의 길이가 얼마만큼인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얼마나 긴 시간이 '조금만'인지 궁금했습니다.
아주 긴 시간을 아줌마는 우리를 그네를 싫컷 태워주고 집으로 갔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나의 '조금만 '이라는 시간은 그네를 싫컷 타고도 남을 긴 시간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 시간의 개념이 언제 깨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만'이라는 그 시간은 지금 이 나이까지도 재미있고 흡족한 시간으로 남아있습니다.
참으로 시간은 상대적이지요? ㅎㅎ
하루종일 집에서 뒹굴다 보니 까맣게 잊었던 옛생각이 나네요.
그리운 시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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